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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는 나를 더 사랑하며 살련다..(여섯째 페이지)      "반디의 홈페이지"
    
               


『까짓』
 
 
 
 
마음이 착잡할 때 나 오른쪽 창문 밖 얼마나 자주 내다보는데요
오라기같은 눈발 날리고 세상이 온통 하얗대도
눈길 하나 주지 않는 뽀얀 그대가 늘 어렴풋이 게 있기 때문이죠
 
가슴이 갑갑할 때 내가 왼쪽 하얀 벽을 얼마나 많이 바라봤는데요
한쪽 센 바람결에 소나무 쓰러질듯 힘겹게 버텨 섰고
지금은 계절이 아닌데도 보랏빛 아이리스꽃 진하게 펴 있거든요
 
이보세요!
애끓던 열정 이제는 거칠고 지친 통한의 숨소리로 되어서
바람에 쓰러지는 소나무는 발로 툭 차서 굳이 외면해도 되거든요
갑갑하고 착잡했던 심장 마저 터뜨려서 식은 피 쓸어 담고서
눈길 따라 자지러지듯 저 겨울 시냇물에 흘려 보내도 되거든요.
 
 
 
 
-'11年 1月 4日 
<죽는 날까지 삶을 포기하지 말것!>


                  


『힘내자』
 
 
 
 
슬퍼도 슬픈 기색 말아야 한다
괴로우면 참고 참아서 아픈 모습 숨겨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아파서 눈물짓는 얼굴 싫어하니까
 
허약한 소리는 하지 말아라
물러서는 기척은 내지 말고 강하고 거칠게 나가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약한 사람 더욱 얕보니까
 
죽어도 비굴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사는 날 동안 꼿꼿이 고개 세워 있는 척 웃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없으면 살 수 없으니까
 
 
 
 
-'11年 1月 5日 
< 사는게 얼마나 고통스럽고 슬플까.
  그래도 이를 악물고 힘내자.>  


                  


『아름다운 기억들』
 
 
 
 
사랑하는 우리는
만나서 영원히 함께 할 것을 기린다.
서로에 대해 사소한 것도 알고 싶어하고
서로를 알리고 싶어 한다.
예뻐 보듬던 사진을 교환하기도 하며
어디에 사는지 주소도 가르쳐 줘서 서로의 교감을 교통한다.
사랑하는 우리는 서로의 허물을 감추지 않고
속살까지 보여 줘도 부끄럽지 않다.
 
만약 우리에게 서로의 사진 한 장 없고
서로가 어디에 사는지 주소조차 알지 못하며 지내고 있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헤어지려고 만난 것이다.
서로의 가슴은 닫혀 있고
숨기고 가식하여 늘 평행선만 긋는 허망한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허울로 치장했을 뿐
서로를 옥죄면서 있지도 않을 후환을 감언으로 난도질해서
헤어져도 부끄럽지 않도록,
죽어서도 할 말은 꼭 해야겠기에 하는 그런 사랑이다.
 
사랑하는 우리는
만나서 영원히 함께 할 것을 기린다.
설한 속에 널브러진 매화꽃도 부끄럽지 아니하고
장마철 초등학교 뒤뜰에서 비 맞아 갈기갈기 다 찢긴 봉숭아여도
폭풍우 밤새도록 퍼붓던 날
흩어진 아랫도리 속살처럼 나 뒹군 밤송이 같아도
처절하게 호박 곁에 떨어졌어도
그래도 창피하지 아니하다.
 
처음부터 헤어질 것을 염두한 사랑은
가리고 숨기기에 급급하다.
뜨거운 우리의 사랑은 끓다가 터지겠지만
차갑게 식은 이성의 피는 무지개빛 아름다움을 좇는다.
서로의 가슴은 보라색 경계선 저만치에서
지켜 바라만 볼 뿐
오랜 미련에 닳고 닳은 영혼은 통한으로 계산되서 
끝내 삶은 치욕스럽고
속살은 부끄러워 금욕의 대상이 된다.
 
우리는 누구라도
사랑하고자 만난다.
헤어지는 가슴을 처음부터 갖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대책도 없이 사진을 교환하기도, 주소를 알려 주기도 한다.
그러다 비록 헤어지기도
하늘이 무너져 별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매화꽃이 얼어 죽고 나뭇가지 신작로에 흩어져서
이놈저놈 발로 차여 부서질지라도, 결코 단절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서로의 사진 한 장 지닐 수 있어서 행복하고 
서로의 집 먼발치에서 바라 볼 수만 있다면
가슴 속 한가운데에 서로가 있어서
뿌듯함이 온통 가득하기에
부끄럽지 아니하기에
그래서 행복하기에, 그래서 우리는
사랑하고자 만난다.
 
아! 우리가 서로의 사진 한 장도, 주소조차 갖고 있지 않다면
우리는 그 누구도 아니다.
아는 것이 하나 없고
가슴에는 무게 중심이 없는 그런 사랑이다.
헤어져 기억 없으면 그 순간으로 끝일 그런 사랑이다.
 
 
 
 
-'11年 1月 13日
<낡은 사진들을 꺼내어 보다>
관련보기: http://www.bandy.pe.kr/memories/memories.html


                  


『산성길』
 
 
 
 
山城길 얼은 눈길을 걸어갑니다.
이 길은 아기자기하진 못해도 조잡하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운 이 있어서 
끝없는 행선지 묵묵히 따라 걷는 나의 길입니다.
 
가다가 미끄러지기도 하지만
일생을 외길처럼 쓰고 채워 왔던 日記帳으로
좁다랗고 가늘어도
죽어도 끊어지지 않을 영원한 나의 길입니다.
 
소나무는 하늘같이 밀도 높은 고함 지르고
키 작은 대나무가 길손 향해 까칠하게 부딪쳐 대도
꽃벌 나는 봄볕에는 사랑하는 사람
낙엽 흘리는 가을에는 그리운 이 있어서
엄동설한 앞만 보고 혼자 가는 나의 길입니다.
 
시린 두 손 허벅지에 넣고 비비면
파란 하늘에 무지개 영롱 담아 눈보라 뿌려 주고
돌틈에 눈꽃 별의 교향곡 울려 퍼질 녘까지
우리 동네 빼꼭 내려다 보일 때
지나온 길 훤히 밝혀 주는 든든한 나의 길입니다.
 
山城길 얼은 눈길을 걸어갑니다.
이 길은 두려울 것도 같지만 외롭지는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 그리운 이 있어서 
나만의 발자욱 선명히 찍어 주는 나의 길입니다.
 
 
 
 
-'11年 1月 16日
<淸州 상당山城 눈길 걸으며>


                  


『화분』
 
 
 
 
누구를 죽이려고 사랑하는 사람은 없어요.
누구를 힘들게 하고,
고통에 빠뜨리게 하려고 그리워 하는 사랑도 없어요.
당신은 그저 나를 믿어야 했어요.
설혹 내가 당신을 동지섯달 설원으로 몰아 내어 얼어 죽게 할 것 같았어도
혹시 내가 뜻하지 않게 당신을 아프게 해서
식은 심장 얼어 터져 숨 쉴 수 없게 되었어도
오로지 내게 맡겨야 했어요.
 
당신이 죽어, 나 그리움에 미쳐 올겨우내 울지라도 
오로지 당신은 내가 감당해야 할 것이므로
당신이 지난 가을 그리 나서 당부하지 않아도 되었어요.
왜냐하면 나는 당신 죽을 것이 두렵지 않으니까요.
그럴만큼 내가 당신을 사랑하니까요.
 
 
 
 
-'11年 1月 17日 <당신은 죽지 않아. 
겨울 지나고 새 봄이 오면, 새싹 다시 틀거야> 


                  


『빚』
 
 
 
 
그대 내게 어떤 빚졌길래
못 갚아 안달이십니까.
그 빚 많고 적어서 아니라 나 감당할 만큼 그대 사랑 부족한 탓 부끄러워서겠지요.
 
지난 춘설에 뜨락 하얗게 떨어진 매화꽃도
추적추적 장맛비에 넋 잃고 헤매던 봉숭아도 그러지는 않았어요.
거친 바람 불던 여름날 아침 
산기슭 여느 여염집 호박밭 나뒹군 어처구니 밤송이도
어느 숨통 트겠다며 언제 내게서 무엇 하나 꾸어 간 일 없다구요.
 
나 사는 이유는 큰 숨 딱 하나.
 
그저 사랑한다고
그립다고만 말하거라 했을 뿐,
그것 말고는 스무댓살 두번 살아도 고작 그 숨 딱 하난데
그대 숨 막혀 빚이랄게죠.
 
그대 내게 어떤 빚졌길래
못 갚아 성화이십니까.
그 빚 크고 작아서 아니라 그대 감당할 만큼 내 사랑 부족한 탓 아쉬워서겠지요.
 
 
 
 
-'11年 1月 18日
<날씨 풀린다고 합니다. 삶이 더는 비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곳에서』
 
 
 
 
예전에 당신이
이 곳에서,
개망초 꽃바다 가리키며
내 손 잡아 주었어요.
한강처럼 흘러가던 내 가슴은
웃기만 했지요.
 
오늘도 당신이
이 곳에서,
겨울냉이 방석으로 앉아서
얼은 내 손 반겨 주길 바랬고요.
따스한 품 그리워서
한달음에 왔어요.
 
아! 당신의 손
이 곳에서,
온기 걷혀 죽었대요.
철새 저 녀석은 무었 하러 왔나요.
어찌 여기 왔을까요.
슬피 울고 있네요.
 
낯익은 버들도
이 곳에서,
갈대밭 찬 손매에 머쓱 섰고요.
한강은 석양 아래 붙들려
집으로 갈 내 발길
놓아 주지 않네요.
 
 
 
 
-'11年 1月 20日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시클라멘』
 
 
 
 
첫눈에 그녀가 왔다고 여겼다.
그저 수더분하진 않았으니까.
새빨간 입술도 그렇고 
고개 다소곳하긴 해도 
가늘고 긴 목 바짝 세우고 치켜 보는 눈매가
올 겨울 한바탕 
내 가슴 찢겠거니 하였다.
 
물 달라 애원하면 모르지.
시든 꽃 따 달라며 매달린다면 모르겠다.
아무리 그녀라도 그래.
보고 또 봐도 보잘것없는 몸맨데
겨우내 안지 못해서
쩔쩔매는 내 모양
내 심장 다 탔거니 하였다.
 
 
 
 
-'11年 1月 27日
<올겨울 우리집 창가에 빨간꽃 하나 더 늘었다> 


                  


『가로수길』
 
 
 
 
세상의 어떤 가로수길에서도 달리면 4月이 나타나지요.
우리는 중학 3學年에
어느 선생님의 같은 제자로서, 
도시 여학생 반장과 시골학교 반장으로서 편지에서 만났어요.
 
대학 2學年이 되던 해.
버스를 다섯 번 갈아타고 굽이굽이 산벚꽃길 돌아 온종일 달려서
눈 아래 하얗게 함성 퍼지는 첩첩산중에서
남도의 고을을 만났죠.
나는
벚꽃향기 싱그럽던 4月의 
그 고을 버스터미널 대합실 모퉁이에서 처음으로
그녀 얼굴을 보았어요.
 
내 손에 달랑 
그녀의 주소 적힌 푸른색 편지봉투 속에는
서글서글하고도 다정한 그녀 글씨가 가득 담겨 있었고
외로움에 걸쳐친 그녀의 베이지색 코트만큼 
잔잔한 그리움이 배어 있었죠.
 
헤아릴 수 없이 많았던 5年 사연만큼이나
까만 만년필같이 또박또박 하고 싶었던 말들을
된장찌게 밥 한그릇에 침묵으로 삼켜 버리고 나서야
나는 발걸음 뒤로 할 수 있었어요.
유리처럼 투명한 볼의 그녀가 한길 너머 버스터미널 벚꽃나무 아래서 
맑게 웃었어요.
 
근데, 그 사람이 결혼을 하쟤...
그런 편지가 두어 번 오고 
그녀보다도 더 날 좋아하셨던 그녀 어머니가  
나 좋아하는 깍두기 담가 주셨던 대학 4學年 비 오던 초여름 날 
경화 결혼해...
경화가 결혼해를 몇번이고 만지작거리다 가셨죠.
 
언젠가 그녀 어머니 화재로 주검 되신 소식에
나는 말 없이 아픈 가슴 부여잡고 눈물만 흘렸어요.
세상의 어떤 가로수길에서도 달리면 4月이 나타나지요.
우리는 중학 3學年에
어느 선생님의 같은 제자로서, 
도시 여학생 반장과 시골학교 반장으로 만나서
그런 사랑을 했어요.
 
 
 
 
-'11年 1月 28日
<어머니 기일만이라도 알 수 있으면 이렇게 아프지는 않겠다>
 http://www.bandy.pe.kr/memories/memories.html#m11
 http://www.bandy.pe.kr/memories/memories.html#m34


                  


『미스커뮤니케이션』
 
 
 
 
아! 그려.
둘중 하난겨.
 
나의 쓰기랑 
傳達力이 한참 모질라든지. 아니면
네 읽기
또는 
理解力이 
적잖이 부족하든지.
 
그런겨.
난 꽃이 핀대서 하늘 썼는데 
네겐
하늘이
쏟아졌다니.
 
 
 
 
-'11年 2月 1日 
<둘중 하나도 아니다...
 마음門이 닫혀서겠지>


                  


『게발선인장』
 
 
 
 
햇볕 닿는 베란다에서 겨우내 환히 웃는 너같으면
내가 그녀를 그리 미워할 리 없다.
이십 년을 곁에 두고 해마다 새 흙 갈아주고
일주일에 꼭 두 번씩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나 네게 물 주었잖아.
그런 너같으면 내가 그녀를 증오할 리 없다.
 
처음부터 속이고 거짓 요량 날 끌어들인 것 아님을 다 안다.
끌려간 내 순수함이 바보라 할 뿐.
처음부터 왔다 갔다 장난한 것 아닌 줄 잘 안다.
같이 흔들거린 내 어리숙함이 모자라다 할 뿐.
 
겨울 가면 너 또다시 볼품없는 발 늘여서 남은 계절 이어가겠지.
그래, 나는 일주일에 꼭 두 번씩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네게 물 줄것이고
올봄에도 새 흙 갈아줄거야.
너는 나 죽을 때까지 사기 한 번 치지 않고
기만하지 않으며
나 가지고 노는 일 없이 
내년에도 내 곁에서 환하고 빨간꽃 피어 주겠지.
 
 
 
 
-'11年 2月 6日
<세월이 흘러도 용서 못한다.
철없이 어렸어도 생각 없었던 것 아니므로>


                  


『죽기로 살아야』
 
 
 
 
소유(所有)와 존재(存在)는 
엄연히 다르지만 동질(同質)이다.
죽기를 작정(作定)하고 나를 태워 버려야 얻어진다는 점에서.
 
삶이란 무지하게 고약하다.
벼랑 끝에 이르러 
숨이 끊어지는 절정(絶頂)에서
아! 마지막이구나
끝이구나
이렇게 죽는구나 했을 때에야 비로서
나를 갖다 주고, 또한 그를 통해 희열(喜悅)의 성취(成就)를 가져다 주다니.
 
쥐고자 하는 것에 대한 거대(巨大)한 허상(虛像)과
갖은 진면목의 안위(安慰)와 허영(虛榮)을 절망(絶望)과 포기(抛棄)의 탈진(脫盡) 속에 
정녕(丁寧) 불살라 버리고 나서야
평온(平穩)과, 그리고 살 듯한 가벼움이
마치 다 벗어 던지고
며칠을 한 번도 깨지 않고 깊은 잠에서 푹 자고 깨어났을 때의
깨운함과 화사함으로 입가에 젖어 들다니.
 
소유(所有)와 존재(存在)는 
끝내 동질(同質)이다.
 
몇 번이고 죽이고 빼앗을 태세(態勢)로 숨 죄임과 추락(墜落)을 겪게 하고서야
가진 것 없는데 모든 것 다 가진 자(者)로서
냉혈(冷血)의 피부(皮膚)에서 온기(溫氣)가 만져지고
치켜진 눈빛과 거친 호흡(呼吸)에서 생기(生氣)를 내뿜게 하여
내가 삶 속에 살아 있음을 자각(自覺)케 해 주고
내가 더 없이 갖은 걸 누렸다는 기쁨을 쥐도록 해 주다니,
 
죽기로 살아야 살아지는 이 삶이란
참으로 고약하다.
 
 
 
 
-'11年 2月 26日
<絶望의 끝에서 또다시 죽음같은 잠을 자고 왔다.
봄 오는 창가에 영문 모를 꽃 피어 있어도
삶에 있어서의 悽絶한 戰鬪는 季節을 살면서, 살아 가면서 더욱 凄切해진다.
죽기로 태우고 살자.
죽기보다 더 할 일 있겠는가..> 


                  


『포기』
 
 
 
 
더 이상 가릴 것도
숨길 것 말하지 못할 것도
없어서
더 이상 얻을 것도
바랄 것 못 준다 못할 것도
없어서
아무튼 짠하고도
시원하구나
 
그대도 허망할까
그날 밤 행랑 것 함께 못 진 봇짐 풀어서
이다지 시름없이 내다 놨으니
더 이상 참을 것도
지킬 것 허물지 못할 것도
없어서
어쨌든 찡하고도
편안하구나
 
 
 
 
-'11年 3月 9日 
<3월이다. 
꽃소식 다시 들리겠지> 


                  


『중년의 밥상』
 
 
 
 
어디서 그런 말 배웠는지
녀석이 밥상에서
아내가 만든 식혜가
달달하니 맛있다고 말했었다.
 
어떻게 그런 말 알았는지
녀석이 밥상에서
아내가 끓인 찌개가
짭짤하니 맛있다며 먹었었지.
 
아이들 유학에 군대 가고
밥상이 썰렁한데
시래기국 싱겁다 쌉쌀하다며
간장에 설탕 한 스푼
떠 넣는 아내의 손 
오늘 아침 꺼칠하구나.
 
녀석들이 객지 나가
삶을 예삐 배워서
인생이란 더없이 달달하기도
보다 짭짤하기도 
그 맛 알고 살면 되려나.
그리 살면 좋으려나.
 
 
 
 
-'11年 3月 18日
<아이들이 다 컸다.> 


                  


『승부수』
 
 
 
 
꽃 피면
꽃이 피는구나라 하고
꽃 지면
꽃이 지는구나라 하면 되지요.
그 것 사실이고
진리일텐데
포기라고, 체념이라고 핀잔주는 사람이나
순응의 미
도리어 포용이며 도전의 길이라며
지긋이 웃음 짓는 나나
그냥 꽃 피면
꽃 폈다고
꽃 지면 졌다면서
빨간 꽃
파란 꽃
보라색 꽃길 거닐면서
가면 되지요.
 
 
 
 
-'11年 3月 24日
<삶은 자신감이다. 
여유롭다면 이긴 게임이다> 


                  


『너인 이유』
 
 
 
 
내가 너를 너로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가지 개울가 시골학교 운동장 탁 틘 하늘 위에서 만국기 펄럭거리고 풍선 날던 날에도 
너를 너로 불러서 돌아다 본 낯 딱 하나뿐이므로.
 
내가 너를 너로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우꽃 배추꽃 미쳐 뛰놀다 초겨울 저녁 들녘 서릿발 돋는 길가에 모로 누워 졸던 날에도 
너를 너로 불러서 돌아다 본 낯 딱 하나뿐이므로.
 
내가 너를 너로 부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키득거리는 초상집 사람들 등 뒤로 국화꽃 향기 분향에 젖어 산 넋 어둠에 질리던 날에도 
너를 너로 불러서 돌아다 본 낯 딱 하나뿐이므로.
 
 
 
 
-'11年 3月 27日
<무시해서가 아니다. 
결코 편해서도 아니다. 사랑하기 때문이다>


                  


『베개』
 
 
 
 
그녀는 술집에 다녀.
내게 일주일에 한 번씩 전화를 해. 
오늘 밤에 놀러 오라고.
 
그 소리 듣고 있으면 참 좋아.
말 속에 술을 탔는지
그만 바로 취해서 끌려 간단다.
 
내 뜰에 오십년 국화과 꽃과
올가을 어김 없이 피인 코스모스야!
너희는 들어 보아라.
 
네들도 그 말에 한번 취해 봐.
그 핑계에 나 그녀 옆에 누워서
오늘 밤 푹 자고 싶어서.
 
 
 
 
-'10年 10月 14日 쓰고
'11年  3月 28日에 고침
<내려 놓아 보기도..> 


                  


『부지깽이』
 
 
 
 
떠나는 이에 뭐라 말자.
가을 저녁에는 꽃도 떠나고 
철새도 떠난다.
이제 남아서 내 해야 할 일은
집 앞 마른 콩 털어서
추스려 채로 걸러내어
낮은 구릉 해라도 넘기 전에
부뚜막에 들러붙어
검정콩에 쌀밥 짓는 일이다.
 
 
 
 
-'10年 10月 14日
'11年  3月 28日에 고침
<돌아 앉아 보기도..> 


                  


『유리창의 나』
 
 
 
 
다리가 어디로 도망갔는지
팔 하나가 없어졌는지
눈코 귀 입중 어느 부위가 망가졌는지요.
알 수 없습니다.
 
멀쩡한 내 몸 어디를 더듬어 봐도
잡히는 것도
만져지는 부위도 없이
찬기만 손끝에 시려 올 뿐이죠.
 
아! 어제까지도
내가 얼마나 꽃 찾아 다녔는데요.
이토록 몸에 향기 하나 배어있지 않아도
내 손에 꽃 들려 있지 않아도.
 
 
 
 
-'10年 10月 14日
'11年  3月 28日에 고침
<들여다 보기도..> 


                  


『애착』
 
 
 
 
너 어디든 있다.
나 죽을 데에도 있다.
술 취해 자빠져 우리집 젖어든 길모퉁이 수은등 아래에도
반질반질 젖은 눈빛 속으로 혼자 가야하는 길에도 너 있다.
아! 손가락으로 탁 튕겨져
꽃길 화단에 나뒹군 지저분한 내 코딱지 속에도
너답게 너 있다.
 
안개에 쓸려진 도시
철사줄에 묶여 멱따 듯 바둥거리는 자동차들 
흐릿한 산. 들. 내. 강.
신기하게도 잘 굴러가는 한세상 너와 나
도대체 힘.들지 않는 일은 없다.
뜀박질에 산타기
생각 없이 먹고 사는 일조차
시간이 흘러 익숙해지고, 달관해서 예단까지 했어도 
그저 잘 알기에
너무나 당연히 알아서
힘.든다.
 
한 번을 뛰고
또 뛰고, 매일 뛰어도 힘든 구간은 힘.든다.
작년에도 올랐고
올해도 오르고 매년 오르겠지만 여전히 힘든 고개에서는 힘.든다.
턱 밑 따르는 고통과
까치걸음에 끌려 다니는 외로움이 치 떨리게 힘.든다.
왜 사는 걸까, 이렇게 힘.들게
왜 이 길 달려 산을 오를까, 추운데
아! 사.는게 이걸까.
 
너 어디든 있다.
땀에 불은 발바닥 굳은 살 
손톱으로 주욱 밀어 벗겨진 미끄덩거림에 너 있다.
너 언제든 
나 죽을 날까지 있다.
봄 하늘에 별도 없고 바람까지 그친 날
아름아름 꽃소식 몰래 와 
홑내음 거칠게 내 심장 쾅쾅 때려 가슴 벅찰 녘에 너 있다.
입가에 흘러내린 침 닦으며
그을린 내 얼굴 번듯번듯 해맑게 웃을 때에 
너답게 너 있다.
 
 
 
 
-'11年 4月 1日
<드디어 淸州에도 산수유가 폈다. 
..살아야한다> 


                  


『봄비』
 
 
 
 
비 좋아한 당신
올봄에 기쁨 사라졌다며
서운해 할 당신
 
방사능 비여서 아니고
산성 비라서가 아니라 
이 비 맞지 마세요.
 
나중에 참외 익으면
원두막 찾아가는 길에서 
땅거미 녘 더욱 좋고요
그 비 맞아요.
 
 
 
 
-'11年 4月 7日
<청명시절우분분
(淸明時節雨紛紛)하니...> 


                  


『착한 당신』
 
 
 
 
무조건 당신 편을 든다는 건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말한다.
설령 당신이 죽을 죄를 졌어도 함께 죄 값 치를 것이며 그 고통 그 슬픔 같이 하겠다는 뜻이다.
하물며 삼십 년 넘게 지켜 온 우정 속에서 어찌하다 싸움 한번 한 것 가지고
내가 당신 편 되어 주지 못할 이유는 당연히 없다.
 
무조건 당신 편을 든다는 건 나와 당신이 하나라는 것을 말한다.
설령 당신이 나쁜 병에 걸려서 나와 함께 못산다 하여도 짧은 이 한세상 같이 가겠다는 뜻이다.
하물며 이 계절 벚꽃 순간 필 녘에 당신이 누군가에 상처 한번 준 것 가지고
내가 당신 편 되어 주지 못할 이유는 당연히 없다.
 
무조건 당신 편을 든다는 건 나와 당신이 영원하다는 것을 말한다.
설령 당신이 시든 마음에 빨강꽃 파랑꽃 다 죽게 했어도 나 보랏빛 당신 꽃 피우겠다는 뜻이다.
하물며 나이 오십 넘어도 여전히 예쁜 입 당신이 거친 말 한번 한 것 가지고
내가 당신 편 되어 주지 못할 이유는 당연히 없다.
 
 
 
 
-'11年 4月 14日
<아내에게 나는 오로지 같은 편 되어 주는 일뿐이다> 


                  


『부부』
 
 
 
 
당신이 여자로서 연약해서가 아닙니다.
축구에 관심 없어서도
정치와 투쟁에 불감해서 아니라
그저 내 편이랄 이유는
오로지 남편인 나를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남자로서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생일에 관심 없어서도
가사와 육아에 불감해서 아니라
그저 당신 편이랄 이유는
오로지 아내인 당신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11年 4月 20日
<언제나 내 편이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행복 아닌가>


                  


『둔통(鈍痛)』
 
 
 
 
그대더러 내가 '잘 살지?'
라고 물어 보는 것은
그대가 잘 살았는지에 대한 내 걱정이 아니라
나는 그대 없이도 
잘 살았고
그립지도 않았으며
집착(執着)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그대에게 항변(抗辯)하는 것 아닐른지요.
 
그대더러 내가 '잘 살아!'
라며 당부하는 것은
그대가 잘 살 것이라는 것의 내 바람이 아니라
나는 그대 없이도
잘 살거고
슬프지도 않을거고
연민(憐憫)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그대에게 강변(强辯)하는 것 아니겠어요.
 
 
 
 
-'11年 4月 26日
<아무리 아팠어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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