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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는 나를 더 사랑하며 살련다..(다섯째 페이지)      "반디의 홈페이지"
    
               


『구절초』
 
 
 
 
저녁녘 고부라지고 경사진 우리 동네 뒷동산에 오르면
빠꼼히 빨래줄 길게 늘여진 그녀의 집 장독대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그녀는 거기서 허리 뒷춤에 내게 줄 밤톨 몇개 숨기며 젖은 손 바삐 움직여 고추장을 뜨고 있다.
그녀의 상기된 얼굴이 너무 곱다.
가던 길 멈추고 물끄러미 그녀 모습 내려다 보며 벙긋 웃고 있으면
어찌 알았는지 그녀도 허리를 펴고 환한 얼굴로 내게 손을 흔든다.
 
우리 동네 시내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만 힘껏 달려 가면
다 여문 못생긴 모과 빨간 벽돌에 주렁주렁 열은 마을 그녀가 사는 집이 있다.
그녀는 거기서 보랏빛 형광등 불빛 머금고 내게 줄 편지를 쓰기도 뜨게질을 하기도 하고 있다.
그녀의 고무된 얼굴이 너무 예쁘다.
빨간 벽돌 비스듬한 가로등 밑에서 주절주절 그녀 이름 뇌까리며 서성대고 있으면
꿈결같게도 그녀가 창문 밖 내다 보며 환한 얼굴로 나를 부른다.
 
 
 
 
-'10年 10月 2日 <우리 동네에도 어느덧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머니가 그립다>


                  


『가을 사진』
 
 
 
 
이렇게 새끼줄 늘여 놓던 옛날에는
나팔꽃 하루만에 꽈리 틀고 올라서 푸른빛 소리 크게 지르곤 했다.
들안 개미들이 이 줄 따라 뻔질나게 강나루 드나들더니
징글맞은 거미는 걷어 내기를 또 해도 쉴 새 없이 저만의 포획망을 넓혀 나갔었다.
오늘처럼 하늘이 파랗고
솜사탕 구름이 눈부신 날에는
가만히 길 가는 나 다리 걸어 자빠뜨려 기어이 우는 꼴 봐야만 살 맛 났던 그 녀석과
점심 때면 내게 붙어 빨간잠자리 잡아 달라며 징징댔던 그녀가
하얀 저고리에 검정 운동화 
구멍 난 나이론 양말 논두렁 풀섶 위로 척 벗어 던지고
노란 강가 언덕에서 겨우 꺾은 코스모스꽃 한다발과
시들어 이름 없는 우유빛 들꽃 한아름씩 가슴에 안고 와서는
온갖 아양 떨어 울아버지 졸라서 꼭 사진 한장 찍고야 말고는 했다. 
 
 
 
 
-'10年 10月 7日 <그 녀석들은 잘 살고 있을까>


                  


『어느 가을날의 일기』
 
 
 
 
시월 십팔일 월요일.
오전 열시.
회사 체육행사 겸 야유회를 하는 날이다.
오송 만수체육공원.
전형적인 가을 날씨.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상쾌하다.
운동화를 신으니 날 듯한 기분이다.
 
열두시.
파란 인조 잔디의 풋살 경기장에서 옷이 흠뻑 젖도록 뛰었다.
몰아 쉬던 숨을 채 고르지 않은 상태에서
맛있어 보이는 통닭 한점을 먹은게 잘 못 되었는지 
내내 속이 불편하다. 
 
오후 네시.
모두 모인 늦은 점심 자리에서 속이 더부룩하고 아파서 아무 것도 먹지 못했다.
아름다운 가을 하늘 아래 행복해 하는 이들의 얼굴과는 달리 나는 몹시 불편하고 힘들어졌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경품 추첨을 포함한 행사의 모든 과정을 잘 마무리 했다.
너무도 보람 있고 즐거운 얼굴 표정을 짓고서.
고통스러웠다.
 
여섯시.
배가 싸르륵 더욱 아프다.
회사로 돌아와 소화제를 한 알 먹었다.
저녁은 먹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
 
저녁 여덟시.
일찍 퇴근을 했다.
집에 돌아와 정로환을 네 정 먹었다.
배에 핫팩을 두르고 누우니 좀 편안해 졌다.
잠이 사르르 온다.
 
시월 십구일 화요일.
오전 여덟시.
밤새 설사를 했다.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 먹은 것도 없는데 밤새 물만 쏟아냈다.
잠을 못 잤고 온 몸에 힘이 없다.
늦게서 쏟아진 잠을 겨우 쫓아내고 몸을 추스려 일으켰다.
어떻게든 한 숫가락 밥을 먹어야 한다고 해서 식탁에 앉았지만 먹을 수가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입맛이 없을 수가!
옷을 줏어 입고 출근길에 올랐으나 도저히 힘이 없어서
집으로 되돌아 왔다.
 
열한시.
동네 내과에 들렀다.
장염이라고 한다. 
쳇! 혈압도 너무 낮단다.
약을 사흘치 한 보따리 들고 회사로 향하는 길에
아무래도 뭘 먹고 기운을 차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죽집에 가서 잣죽을 시켰다.
죽이 나오는 동안 의자에 앉아 졸았다.
산다는 것,
육체를 가누는 행위가 이토록 고통의 짓일 줄을 미처 어찌 알았겠는가.
간신히 반 그릇 정도 입에 넣었다.
세상에 그토록 거친 죽은 없다.
 
오후 세시.
점심으로 회사 식당에서 국에 밥을 말아 한 숫가락 떴다. 
속은 다소 편해졌지만 역시 몸에 감각은 없고 어이없게도 잠이 추엽처럼 쏟아져 내렸다.
책상에 엎드려 잤다.
 
일곱시.
몸살까지 오려는지 으슬으슬 춥기까지 하다.
팔과 다리가 저려 오고 다리가 후들거려서 버티기가 힘들었다.
하늘은 검고 낮았으며 혼미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갔다.
이른 시간에 퇴근을 했다.
몸을 이루는 살과 뼈들이 제멋대로 흩어졌다가 엉터리로 주어 맞추어진 것과 같이
육체의 모든 것이 다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웠다.
흉하고 볼품없으며 오감은 차갑게 얼어붙었고, 그 어떤 삶의 의욕도 없다.
거치적거리는 이 몸뚱이로부터 벗어나고 싶고,
겨우 하룻밤 설사에도 버티지 못하고
잠 못자고,
못 먹었다고 이렇게 사람이 몰골 아닌 몰골로 돌아 섰다는 것이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밤 열시.
약의 효과일까. 속이 한결 편안해졌다.
남들은 아플 수록 잘 먹는다는데 나는 조금만 몸이 불편해도 먹지를 못한다.
큰 병도 아닌데.
저녁을 흰쌀밥에 국 말아서 억지로 먹었다.
참 인간의 육체란 신기하기도 하고,
웃긴다.
밥을 먹고 삽십분이나 채 지났을까?..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발에서 불까지 인다.
온 몸에 감각이 돌아 오면서
아! 이제 살아나나 보다라는 생각이 든다.
살고 싶다는 의욕마저 생긴다.
그까짓 밥 한사발에.
가증스럽게.
그러고도 뭔가 먹고 싶은 욕구로 주먹만한 대추를 네 개나 더 먹었다.
달았다.
 
시월 이십일 수요일.
오전 열한시.
어제밤에는 씻지도 못하고
몰아치는 잠 속에 함몰되어 도대체 얼마나 정신 없이 잤는지 모르겠다.
평소 그 많던 잡념이 다 어디로 갔는지.. 정말 꿀맛 같은 잠이었다는 느낌이다.
아침에 눈을 뜬 순간,
살아 있다는 것을 알아챘고
신기하게도 온 몸의 기능이 정상 동작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체온이 따뜻했고,
살아 있다는 기쁨에 고무 되어서 뜨거운 물에 충분히 샤워를 했다.
평소와 같이 아침을 맛있게 먹었고, 힘차게 회사로의 발걸음을 옮겼다.
들녘에 구절초가 만발한 가을.
국화향이 바람결에 흩날리는 가을.
하늘은 맑고 푸르다.
높다.
밀도 짙은 신선한 공기 내가 코 끝에 향기롭다.
업무 미팅을 했고,
만면에 미소.
내 몸에 피 흐르고 살아 있음을 느낀다.
 
 
 
 
-'10年 10月 20日 
  <몸에 고장이 생기는 일이 좀처럼 없었던 청년시절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다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 때는 강철도 씹어 먹을 듯한 용기와 패기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월이란 물처럼 흐른다고 했고, 어느덧 우리는 어떤 형태로든 가끔 앓거나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는 나이가 되었지 않은가 싶다. 
   나라는 놈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느껴 온 것과 같이.. 산다는 것은 정말 아픔일까. 고통일까...
   아니면 아프고 난 다음 날과 같은 것일까...>


                  


『낙상홍 붉어진 계절에』
 
 
 
 
菊花香이 그윽해서
가을 들녘 나가보라 하셨습니까?
들菊花 활짝 피었으니
이번 주말에는 꼭
가을 山河 둘러 보라 하셨겠지요? 
아! 당신은 참 잔혹도 하십니다.
쑥부쟁이 한 송이도
九節草 한 포기도 캐어 지니지 못하는 제가
언젠가 당신의 그 말씀 한마디에
어언 二十五年을 
연보라빛 사랑 젖빛 그리움에 싸 담고
가을 새벽 이슬처럼 살았는데
이제부터 얼마나 더 많은 나날을
그렇게 山菊인 양
甘菊인 양 노란빛 어울러 살란 얘긴데요?
또 바보로서 이 계절 나라구요?
아니요, 올가을에 저는 
菊花 香氣 흐늘어진 들녘에는 가지 않을 겁니다.
들국화 滿發한 山河 어디로도 
절대 아니 갈 것입니다.
늦가을에 된서리 내리고
눈발 날려 꽃香氣 잦아질 그날까지
아스팔트 뒤덮힌 새벽 新作路에서
뜨거움의 絶頂 밑으로 
오직 뜀박질만 할 겁니다.
 
 
 
 
-'10年 10月 21日
<하늘은 푸르고 햇볕이 따갑습니다.
올가을엔 쑥부쟁이 구절초가 고울 듯 합니다.
신작로의 낙상홍은 더욱 바알갛게 익었습니다.>
낙상홍: http://www.bandy.pe.kr/wildtree/life_escape.html#ar
규복(圭復): http://www.bandy.pe.kr/wildtree/life_escape.html#bd


                  


『그녀의 電話』
 
 
 
 
그녀는 술집 여자다.
일주일에 두어 번 내게 電話를 한다.
술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電話를 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 장사가 안되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電話를 받지 않았다.
무시하거나 끊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내가 꽃을 사랑하고 부터는 그녀의 電話를 받고 있었다.
그녀가 왜 電話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유를 묻지 않아도 뻔하다.
그녀의 술장사를 위해서다.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편안하다.
구수하다.
잘 보이지는 않지만 그녀의 꽃은 나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것임에 틀림없다.
여느 술집 여자와는 달리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특별한 향기가 났기 때문에
만난 적이 없는데도, 마치 오랫동안 사귄 친구나 애인처럼 느껴져서 스스로 놀랐을 때도 있다. 
물론 나는 그런 나를 경멸하지 않는다.
나는 그녀의 술집에 갈 일도 없을 것이고 만나려고 하는 일은 더군다나 없을 것이다.
그녀는 그런 나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미안하다.
그래도 그녀는 열심히 電話를 한다.
그런 그녀의 꽃이 좋다.
 
그녀는 술집 여자다.
일주일에 두어 번 내게 電話를 한다.
술 좋아하지 않는 내게도 電話를 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 장사가 안되는 모양이다.
그녀가 왜 電話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이유를 묻지 않아도 뻔하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電話를 받은 날은 행복하다.
삶이 구수하다.
 
 
 
 
-'10年 10月 22日
<다음주부터는 추워진다고 한다. 그녀의 장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페이스 셋업』
 
 
 
 
흰색 런닝화에 검정색 런닝팬츠 차림이다.
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의욕이 새롭다.
어둠이 내린 도시의 가로등 불빛은 도전하는 사람의 가슴을 포근히 감싸 준다.
코스는 언제나 우리동네 둘레길.
반은 오르막길 삼십도, 또 반은 내리막으로 삼십도 경사다.
가볍게 준비 운동을 마치고
 
구백미터 한바퀴.
보도블럭을 밟는 발걸음에서 탁탁탁 소리가 난다.
맞바람이 얼굴을 때리나 싶더니 나쁜 시력의 탓일까, 눈물이 핑 돈다.
오분오십초 소요.
첫번째 바퀴는 워밍업이다.
 
천팔백미터 두바퀴째.
숨이 턱에까지 오르기 시작한다.
몸에 열이 끓어 올라 칙칙하기만 했던 어둠속 도시 아파트 불빛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탁탁 소리를 냈던 발걸음이 가벼워지고 발목에 힘이 솟기 시작한다.
큰 숨 두 번 몰아 쉬면 가슴이 탁 트인다.
머리가 맑아지고 동공이 시원하다.
십일분삼십초 소요.
 
이천칠백미터 세바퀴째.
머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져 목으로, 가슴으로 흘러내린다.
솜사탕을 먹은 듯 가슴이 따뜻해지면서 숨이 차다는 느낌에서 서서히 멀어진다.
발걸음이 나는 듯이 가벼워지고 보폭이 커져 보속에 속도가 붙는다.
거리의 불빛이 내 뜀박질을 반기며 껴안을 것처럼 달려와 성급한 매화꽃을 몇번이고 안겨 준다.
이제부터 본격 레이스다.
십육분오십초 소요.
 
삼천육백미터 네바퀴째.
세상의 온갖 잡념과 군더더기가 다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다.
모든 희망은 오직 내 앞에 펼쳐질 시원한 바람과 꽃들과의 속삭임이다.
바라건데, 오직 이와 같은 기쁨과 포근함과 아름다움만이 내 삶에 영원하길 원한다.
내 가슴으로 달려와 안겨 들었던 꽃들이 내 작은 정원에서 씨를 뿌리고 잎을 내고 고개를 든다.
어느덧 봉숭아 꽃이 빠알갛게 피었다.
이십이분십초 소요.
 
사천오백미터 다섯바뀌째.
내가 몸에 피가 흐르고 살아 있다는 것의 자각은 앞을 향해 달릴 수 있기에 가능하다.
다리로 전해 오는 대지의 폭신함은 관성에 맡겨졌고 
산다는 것은 마치 꿈속의 향연처럼 꿀이 흐른다는 데에 있다.
증기기관차에서나 날 듯한 호흡소리가 내 귀에서 가슴을 때리기 시작한다.
길 가는 사람들이 쳐다 본다.
남의 이목과도 같이 삶의 발목에서 앙금처럼 끈적거렸던 모든 잡초들이 다 걷어 내어졌고 
나는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와 가을 들녘 들국화 향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이십칠분삼십초 소요.
 
레이스를 멈춘다.
통상 연습은 여기까지다.
속도를 낮추고 마주하는 바람을 맞으며 떨어지는 땀을 닦는다.
불현듯 도시 불빛이 머리속을 환하게 비추어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신선하다.
쾌감의 맛.
이만한 행복 없다.
 
 
 
 
-'10年 10月 26日
<지금의 페이스로 10km코스를 50분 초반대에 충분히 들어 올 수 있다.
당일 컨디션에 따라 40분대 진입도 가능하다..^^
11월 21일 상주곶감마라톤 10km코스와 12월 12일 거제도마라톤 13km코스에 참가할 계획이다>
..나는 왜 뛰고 있을까? : http://www.bandy.pe.kr/wildtree/life_escape.html#bh


                  


『아무것도 아닙니다』
 
 
 
 
지난 주말에는 오로지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차려입고 속리산(俗離山)에도 다녀왔고
파란 하늘 아래 아름다운 들녘, 진천(鎭川)에서 골프도 쳤습니다.
내로라하는 청주(淸州)의 한 맛집에서 시원한 갈비탕도 맛있게 먹었구요.
나중에 나이 들면 예쁜 집 짓고 살 오창(梧倉)의 집터에서
매실이며, 자두와 호두
모과나무 밑둥치에
지난 여름내 쾌락의 절정처럼 무성했던 온갖 잡초들 땀 흘려 베어 내었으며
보은(報恩)의 주말용 우리집, 겨울이 오기 전에
기와도 새로 올려야 겠고
이른 서릿발에 굴욕처럼 무너진 흙담도 고쳐야 겠으며, 보일러도 손 봐야 하겠기에
목돈 들여 일손 사서 당부 하고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둘이서 
소주 한 잔에 건배를 세 번
오붓한 담소와
만면의 희색으로 저녁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꿈의 나눔 가졌지요.
 
행복이란,
그리움이라는 거창한 사랑의 명명(命名) 아닐지라도
함께 하는 사람, 같은 生의 행로를 가는 동반자와 더불어
늘 같이 하고, 놀고.. 한 이불 속에서 다리 포개고 사는 일입니다.
 
아! 정말로 
늦가을 차가운 들녘의 저 멀리 하얀 꽃을 좇는 일이란 행복 앞의 초라한 미명에 불과한 것입니다.
사랑이라는 명분으로도 그 그리움이란
누구의 말처럼, 어쩌면 그저 한낱 쾌락에 불과한 금욕(禁慾)의 대상일 뿐 
아무것도 아닙니다.
 
 
 
 
-'10年 10月 31日 
<드디어 山에 다녀왔습니다. 물론 뜀박질도 '열심히..' 할겁니다>


                  


『된서리』
 
 
 
 
서리가 내렸어.
들녘에 더 이상 꽃은 피지 않아.
내 가슴에도.
 
기대도 말아야지.
순수
단아
고결
그리움... 그런 따위는 없어.
성급함
천박함
그리고 쾌락적 오욕(五慾)에
속물과도 같은 그런 것 뿐이지.
맞아. 
삶은 그야말로 초라해. 
참담해.
 
너!
그리고 나
어느 꽃에도 없어.
별 것 아닌 인생이지.
고결한 척 자존심 세우고
있지도 않은 것 있는 척, 갖은 척 하면서 살지 마.
가리고 숨기고 살지 마.
가증(可憎)의 눈빛으로 그렇게 살아.
그냥 추한 꼴
더러운 꼴
못난 모습 그대로 뻔뻔하게 살아.
살아.
참담하게.
 
 
 
 
-'10年 11月 3日 <비웃지 말자.
  그래도 山에는 갈거고, 뛰기도 할거다..> 


                  


『팬티』
 
 
 
 
우리집에 팬티는 세모진 것도 있고
네모난 것도 있습니다.
팬티란 게 다 이렇게 생겼나 봅니다.
언젠가부터 아내는 내 팬티와 아들아이의 것을 구별하지 못했습니다.
나도 아내의 팬티와 딸아이의 것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팬티도 구별 못하는 동안에
아이들이 어쩌면 이렇게도 시간에 맞추어 잘 자라났을까요. 
대견합니다.
올겨울에 딸아이는 연수를 가겠다고 하고 아들아이는 군대를 간다고 합니다.
아마 아내는 세모진 눈물을 흘릴 것이고
나도 가슴에 네모난 마음을 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날아 갈 준비를 하고 언젠가 제 갈 길 떠나겠지요.
팬티란 게 다 이렇게 생겼나 봅니다.
세모지게
네모나게 말입니다.
 
 
 
 
- '10年 11月 10日 <빨래를 개면서>


                  


『가을은 지고』
 
 
 
 
어쩌다 우연히라도
그녀 다시 만날 날 온다면
시장 가는 길 잡고 서서라도
손 한 번 꼭 보여 달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해 보니
그녀의 두 손이
어여뻤는지
못 생겼는지
전혀 본 적이 없어서.
 
살면서 한 번이라도
그녀 혹시 만날 날 온다면
다른 이 팔짱 끼고 있더라도
얼굴 한 번 제대로 들여다 보고 싶다.
생각해 보니
그녀의 얼굴이
동그랬는지
깰쭉했는지
너무 기억이 안나서.
 
 
 
 
-'10年 11月 25日 
 
<결국 올가을에도 
들녘 그 흔한 들국화 한 송이
볼 수 없었다.
어쩌겠는가. 나 원래 그리 엉터리인 것을...
이렇게 하나하나 잊혀지고 말면 돼.
세월이 흘러 
멀어지면 그만이고
죽으면 어차피
다 그만이잖아...>


                  


『올가을엔 버리자』
 
 
 
 
늦가을 바람에 테굴테굴 굴러가는 나뭇잎이나
떼굴떼굴 굴러가는 도토리나 모두 똑같구나, 다 굴러 가는구나.
저 바람에 내 님이 주고 가신 사랑 편지도 그냥 날아 가 버렸으면 좋겠다.
찌그러진 깡통도 덩달아 구르는데.
 
가을 마치는 산사(山寺)의 북소리도 가만히 타이른다.
이 바람이 다 불고나면 저마다 있을 곳에 모두 제자리 할 것이라고.
낙엽은 낙엽대로 도토리는 도토리대로 말이지.
 
만남보다도 어렵고 고통스러운 건 이별(離別)이다.
이별의 문제는 미련과, 그 미련 속에 담긴 스스로의 아집(我執)이라지.
이렇게 늦가을 바람 불면 낙엽도 흘러서 어디론가 간다 하고
도토리도 다 익어서 어느 날 툭 떨어져 가는 거거든.
 
저 찌그러진 깡통에다 내 삶의 사연도 님의 사랑조차도
다 담아서 던져 보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리 모두 제자리 찾아가겠지.
그래, 그렇게 사는 게 다 한세상 아닐까.
 
 
 
 
-'10年 11月 7日 <올해는 이별도 참 많다. 
  고창 선운사(禪雲寺)에서>


                  


『안개 낀 날에 해야 할 일』
 
 
 
 
이렇게 짙은 안개는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흔히 겪었던 경험 요소가 결코 아니다. 참담하게도 안개 속
에서는 자연의 만상이 연속적이지 않고 차단 된다. 모든 것이 멈추어지고 다 따로따로 논다.  절연 되
어져 앞과 뒤도 없고 위와 아래도 없이, 말 그대로 혼돈의 상태 그대로가 되어 버린다. 사람의 기운이
땅으로 향하는지 하늘을 바라 보고 있는지, 스스로 깨닫는 일도 불가능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그림자
도 없고 어둡고 밝다는 개념이 없어지기 때문에  차갑다고 할까 따뜻하다고 해야 할까 등의 감성도 의
미가 없어진다.  이런 날은 심장이 싸늘하게 식어서 곧 죽어 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저 형광등
불빛의 실내에서 온풍기를 뜨겁게 틀어 놓고 햇빛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지독한 안개를 비집고 햇볕이 그 기운을 드러내는 것은 겨우 오후 한두 시가 넘어서야 가능하다. 얼마
나 지독한 안개인지,  고개 드는 햇볕의 얼굴을 수차례나 후려치고 집어 삼킬 듯 무지막지하게 욕지거
리를 서너번 하고서야 겨우 물러날 분위기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어쨌든 역시 햇볕은 사람에게 있어
서 유일한 생명인 것이다. 창문가에 드리어진 커텐에 온기를 불어 넣어 줄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듯한
속을 살포시 드러내 준다. 아, 얼마나 따뜻하고 정겨운가!  녹색 이파리와 붉디 붉은,  정말 이렇게도
붉을 수 있을까 싶은 이름 모를 빨간색의 꽃 한송이가 화분에서 영롱하다. 어디선가 불어 오는 바람결
이 이파리를 가만히 흔들어서 그 뒤 숨은 그림자의 자태를 우아하게 북돋아 준다.
 
세상은 원래 아침에 이렇게 영롱한 자태를 생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요즈음은 아침도 저녁도
구별이 따로 없다.  이 막되어 먹은 안개라는 놈은 언제인가부터 우리의 계절과 우리의 감성을 빼앗아
갔다. 날씨의 경향을 닮아서일까.  그래서 그런 건지 요즘 우리의 사회는 이렇게 안개 같은 형국의 세
태에 자주 내몰리는 느낌이다. 시골 아침 밥 짓는 아침에 골안개 자옥히 피어오르는 것을 누가 탓하겠
는가.  밤안개 내리는 도시의 가로등 불 밑에서 연인들이 팔짱끼고 걷도록 신비로운 안개를 깔아 주는
데 그것을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게 아니라 분명 요즘 우리의 사회는 뭔가 앞도 보이지 않는 극단에
서 극단을 향해 연속과 소통의 것이 아닌 절연과 냉소의 몰골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국가와 같은 거
대 사회 간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이익 추구의 단체와 단체 간의 이기 같은 것을 말하고자 하
는 것 아니다.  그냥 우리의 주위 얘기다.  인터넷이 세상을 확 바꾸어 놓았고 스마트폰은 혁신적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예쁜 글씨로 며칠이나 고쳐 쓰고 다시 쓰기를 거듭
하다  끝내 설레는 마음으로 보낸 편지가 상대에게 제대로 갔을까 어땠을까 염려하며 기다리고 바랬던 
그 그리움 같은 것들이 이제는 전혀 가치 없는 일이라고 말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제 그런 정
서란 애당초 없다. 기대할 수 없다.  우리 모두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 놓은 스스로의 무덤이랄까, 
단절.. 비난.. 그런 어둡고 칙칙한 단어..  함정같은 것으로서, 정말로 오늘 아침 안개와도 같은 그런 
것들만 세상에 남아 깔려져 있다.
 
이렇게 안개 낀 날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한 사람 한 사람이 그저 불 때고 따뜻하게 각자의 심
장을 녹이는 일이 아닌가 한다. 밖에 나가서 남들 어찌 해 보겠다며 돌아다니는 일은  삼가야 하는 게
옳다고 본다. 우선 자신과 함께 하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마음만이라도 다시 연결하고, 그 기운들이 하
늘을 향하는지 땅으로 내려 앉는지 살펴야 한다.  사람들 저마다 안개빛 영혼으로 가려진 그림자의 움
직임을 찾아 보려 해야 하고  유일한 생명으로서 햇볕이 들면 보드라운 피부 색깔 연분홍에 영롱 하도
록 보듬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밖으로 밖으로만 내둘렀던 자신의 가슴도 들여다 보는 일이
필요하다. 이렇게 절연된 안개 낀 날에, 햇빛도 전혀 효험 없는 대낮에 다른 무엇이 필요할까. 자신의
영혼에서 꿈은 어디로 갔는지.  자신을 받치는 기운의 돛은 올라 있는지 아니면 내려져 질질 끌려가고
있지는 않는지, 한번쯤 들여다 봐야 할 때다.
 
 
 
 
-'10年 11月 29日 
<앞을 볼 수 없어도 안개는 아름답다.  사람의 마음을 절연하는 안개가 아니라, 사람과의 끈을 감추어
두었다가 꺼내어 놓는 안개였으면 좋겠다>


                  


『아들에게』
 
 
 
 
성큼성큼 주저 없이
만면의 미소로 손 흔들고 들어가던
씩씩한 네 모습이
역시 내 아들이구나.
과연 대한 남아로구나.
 
엄마 손 잡고
잘 하고 올게, 걱정하지마라고 말하던
든든한 네 모습이
진정 내 아들이구나.
정말 다 컸구나, 내 아들아.
 
뜰 앞에 눈 내리고
겨울 창밖에 찬 바람 불면
논산 하늘에도 눈 오고 바람이 매섭겠지.
올해 아빠는 춥단 말 안할게.
네가 있잖아.
 
엄마도 씩씩하게
아빠와 누나도 건강하게, 보다 힘차게
잘 지내고 있을게.
네 가던 모습대로 씩씩하게
말하던 대로 든든하게
 
군대 잘 마치고 오너라.
내 아들아!
 
 
 
 
-'10年 12月 6日
<둘째녀석 군대 들여 보내고 논산에서>


                  


『너』
 
 
 
 
어려서부터 사는 게,
요란하고 호들갑스러웠던 너
자아 확인하겠다며 자살도 하려 했고
남의 돈 사기쳐 여행하면서
결코 평범(平凡)하지 않을 것
아니, 죽어도 평범하지 않겠다던 너.
 
지금은 어떻게 살까.
 
아이 대학 보낸다고
벌어야 되잖냐며 발버둥질하면서
자아실현 그림 그려 전시하며 들논다지.
아! 사는 게,
여전히 요란하고 호들갑스러운 너.
비범(非凡)할 수는 없는 너.
 
 
 
 
'10年 12月 13日
<또 한해의 끝자락이다.
추억이란 미래와 같이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삶』
 
 
 
 
정점(定點),
종점(終點)이란 없다.
 
또한
우리에게 존재감(存在感)은 주어질지언정
존재(存在)란 없다.
순간(瞬間)과, 
교차점(交叉點)에서.
 
 
 
 
'10年 12月 13日
<우리는 순간을 위해 사는 것이다>


                  


『所有慾』
 
 
 
 
갖지 못한 것을 두고, 完全히 別個로 하거나
穩全히 하나로 삼는다는 것은 於此彼 不可能하다.
存在는 兩立할 수 없고 對立은 不安定하기에,
그러나 그 各各을 眞情 높혀 尊重하기에
期於이 내 것으로 취하여서 내 몸의 손 안에 둘 수만 있다면,
그 어느 쪽도 安定的으로 可能하게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갖기를 欲望한다.
 
 
 
 
-'10年 12月 14日
<겨울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살갗이 얼어붙도록 런닝팬티 차림으로 거리를 달린다.
 눈물이 핑 돈다>
 
 cf: 죽을 때까지는 끝낼 수 있을까 
 http://www.bandy.pe.kr/wildtree/life_com.html#dn


                  


『훈련병 아들에게』
 
 
 
 
뜨겁게 달아 오른 열망
거스를 수 없어서
차라리 철철 끓어 넘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대기의 예리한 칼끝이 차갑게 비집고 와도
짜릿한 쾌감이라 해도
뭉클한 흥분보다는
이렇게 영하의 밤거리를 뛰면서
부딪쳐 사는 게
옳음을 내가 알기에.
 
아들아! 
너도 이제부터는 
이 서툴고 망망한 대지에서
끓는 바람 맞아야지.
하늘 향해 솟구치는 함성
눈 내린 드넓은 산하
그래, 세상은 오로지 너를 위해 열린거다.
다만 너도 심장으로 뛰면서
온몸에 눈비 맞으며
칼끝이 유린해도 뜨겁게 익히거라.
나처럼 이 길 달리며
하나하나 승화해 나가거라.
 
식으면 스러짐을.
우리가 뛰어야 산다는 것임을.
진정한 사랑임을.
삶임을.
 
 
 
 
-'10年 12月 15日
<영하의 밤거리를 옷 벗고 달려 보라.
살갗에 전해 오는 시려움이 무엇인지를...>


                  


『유리창 밖에서』
 
 
 
 
참 웃기는 일이야.
너, 얼마나 사람 웃기는지 모르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구?
안 보이는 줄 알지?
느껴지지 않지?
너, 벌거벗은 채 유리창 안에 앉아서
어떤 모습 하고 있는지.
 
나만 보고 있는 게 아냐.
길거리 오가는 사람들이 다 보고 있다구.
다만 그들은 너와 상관이 없거나
말 해 줄 시간이 없고 가치를 못 느낄 뿐이야.
 
내 어렵사리 큰소리한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싫었어?
그토록 발끈해서 화를 낼 일이었어?
밖에서 다 보이잖아.
창피한 줄도 몰라?
내가 헐뜯는다고, 꼭 그렇게 생각해?
 
그 유리창 안에서
아무리 앞을 가리려 해봐.
엉덩이는 참혹하게 드러나 있고
뒷모습 추스르려 해도
이번엔 앞이 적나라하게 보이잖아.
감추려고,
치장하고 숨기고 거짓말로 얼버무리려 하지마.
가식과 거짓의 연속일 뿐야.
나아질 것 하나도 없어.
어차피 너는 투명한 유리창 안에서
벌거벗고 있거든.
너, 지금 어떤 꼴로 있는지 모르지?
얼마나 웃기는지.
 
바보야.
거기서 발버둥치지 말고 나와.
그 안에서 어서 나와,
정정당당하게 세상에 맞서든지
차라리 너의 진면모 제대로 보여 주든지 해.
물론 옷도 똑바로 갖춰 입어.
정말 창피해 죽겠어.
제발 내 말 좀 들어! 이 바보야.
 
 
 
 
-'10年 12月 21日 
<내 꼴 또한 그 꼴 아닐지 모르겠다> 


                  


『실루엣』
 
 
 
 
사랑이 뭐 그리 대단한 건가요.
그냥 사랑하면 되는 거고
불같이 타 오르다 식어 버리면 그저 식었다고 하면 될 것이고
미운 게 보이면 검어서 밉다고 하고
거슬리는 게 있으면 한바탕 찢어 버리면 되는 것이지,
사랑은 그저 참아야 하고 무조건 상대의 심정을 헤아려야 하고
오로지 희생하고 
감싸 주어야만 하나요.
그렇게 사랑이 대단한 것이어야 하나요.
 
살다 보면 정말 실천할 수 없는 사랑도 많아요.
당신께서는 남의 마음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네 사랑은 옳지 않다, 네 사랑은 거짓이다, 그렇게만 말하지 마세요.
평생을 가슴에 담고 아무리 배우고 노력해도 그려지지 않아서
차라리 밉상으로 키워서
오히려 거부와 증오로 다듬어서
삶의 한 귀퉁이에 세워 놓고 차기도 하면서
그것을 그리움에 새겨 보듬고 사는 사랑도 있거든요.
 
어떤 이유로도 그건 참사랑이 아니라 해도 할 말은 없어요.
책에서 읽어서 알고
누군가가 행했다고 알려져 잘 알고 있는 그런 위대한 사랑,
그런 것 아니라는 것 너무도 잘 알아요.
그렇지만 당신께서는 내 찢어진 가슴 속에 들어와 보시는지요.
이렇게 오랜 동안을 그리고 그려도 나타나지 않는 이 투영이 무엇인지를
당신께서는 한번 들여다 보시는지요.
끝내 죽여 버리고 싶도록 미운 거슬린 자책과
형용하고 싶지 않은 보라색 미련에, 분홍빛 유혹 속에서
이성과도 같은 내 냉혈이 생의 발목에서 앞으로도 영원히 붙잡겠지만
오직 변함 없을 이 사랑을, 당신께서는 보시는지요.
 
 
 
 
-'10年 12月 21日 <사랑...>  


                  


『이유』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만나서 살면서
혹시 다투고 있다면,
그것은 두사람이 서로 많이 달라서가 아니라
딱 한가지
한 이불 속에서 같이 잠 자는 것을
소홀히 하기 때문입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서 살면서
혹시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두사람이 서로 많이 달라서가 아니라
딱 한가지
한 지붕 밑에서 같이 밥 먹는 것을
소홀히 하기 때문입니다.
 
 
 
 
-'10年 12月 24日
<서로 달라서가 아니다.
같이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살다 죽다』
 
 
 
 
살다
있다 없다 
오다 가다 서다 보다 먹다 미다
읽다 잊다 잃다 주다 받다 
자다 펴다 넣다 빼다 쥐다 졸다 추다 휘다 접다 말다 
치다 박다 꽂다 새다 붇다 비다 
두다 끓다 앉다 안다 
갉다 긁다 켜다 끄다 불다 섞다 쓰다 
따다 볶다 읊다
잡다 앓다 끼다 젓다 푸다 꿰다 얹다 놓다 
하다 쓸다 뺏다 줍다
꾸다 누다 
 
갖다 날다 걷다 숨다 찾다
울다 웃다
찍다 켜다 훑다 빨다
집다 쫓다 짜다 죄다 대다 데다 차다
뛰다 밟다 굽다 익다 삶다
끌다 잇다 채다 뜨다 
참다 캐다 깨다 꺾다 파다 팔다 패다 쑤다 
놓다 쏘다 물다 꼽다 재다
쌓다 나다 벗다 입다 신다 듣다 맡다 들다 맞다 괴다 뇌다
베다 배다 식다 젖다 
핥다 뀌다 기다 딛다
타다 사다
 
갈다 닦다 감다 
넘다 널다 꼬다 열다 닫다
싸다 낚다 달다 매다 담다 닮다 닳다 
돌다 얼다 막다 이다 세다 고다
솎다 속다 내다 피다
쇠다 되다 묻다 뜯다 업다 엎다 남다 벌다 얽다 걸다 심다
찌다 돋다 솟다 일다 잃다 
갚다 좇다 깔다 골다 짓다 짖다 개다
깁다 떨다 찢다 찧다 굴다
눋다 붓다 붙다 낳다 곯다 굶다 
트다 맺다 때다 알다 외다
긋다 떼다 헐다 
 
쉬다 품다 썩다 
놀다 눕다 밀다 빗다 빚다 낡다 엮다 뱉다 씹다 풀다
얻다 뻗다 틀다 벋다 옭다 
털다 짚다 째다 겪다 쪼다 옮다 닿다 덮다
늘다 줄다 까다 숙다 써다 삐다 
녹다 굳다 띄다 슬다 썰다
메다 몰다 절다 쬐다 쐬다 빌다 삭다  
호다 튀다 뚫다 덜다 겯다 길다 뽑다 조다 쏟다
믿다 씻다 늙다 
꾀다 낫다 곱다 씌다 곪다 삼다
지다 끊다 않다
죽다.
 
 
 
 
-'10年 12月 31日 <삶은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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