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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부터는 나를 더 사랑하며 살련다..(열여덟번째 페이지)      "반디의 홈페이지"
    


                  
『4월의 어느 새벽 창가에 서서』




꽃이 봄비에 떨어졌으니
나는 깨닫는다

퇴폐의 시대는 갔음을
내 나이 몇

봄은 왔고
아침이 밝았으니

소리 질러 봤자
울어 봤자


꽃이 내가 되어 흘러가니
옷 줏어 입는다

육욕의 떨림은 끝났다
내 낡은 몸

고목의 밑 발치에서
영면의 끝으로

바람이 불든
철 지나 찬 이슬 퍼붓든




-'18年 4月 7日
<내 몸은 알지. 옳지만 옳지 않음을. 내 살갗, 내 손끝은 느끼지. 따뜻하지만 따뜻하지 않음을>





                  
『내가 너를 좋아할 수 없는 이유』




떨어져 그것도 멀리 있으니까
만날 수 없으니까

만난다 해도 가까이 할 수 없으니까
가까울 수 없으니까
아니 다르니까

달라서 힘들고
괴롭고
따로 외롭고
결국 안타깝고 나서도

끝내,
영원히 눈물로
나와 너 함께할 수 없으니까




-'18年 4月 27日
<꽃 피는 봄이지만 너는 여전히 멀리 있고 나는 외롭다. ~우리는 언제까지 정치꾼들한테 돌림빵이나 당하며 사는 인생이어야 하는 걸까- >





                  
『무서운 세상』




어쨌든 봄이 되니 후닥닥 산숲 푸르러졌다
그런 중 더러 늙은 나무는
죽었거나 죽겠지만
그건,
보는 사람만 보고
못 보는 사람은
못 본다
아카시아꽃 하얗게
피고
솔숲 잔바람에
일렁이며
장송곡 울어도
보는 사람만 보고
못 보는 사람은,
봄숲에서는 끝까지 못 본다

봄빗속 공원에서 하나하나 둘둘 산책을 한다
그들 대개는 덧없겠고
질리도록 외롭다
그걸,
아는 사람이나 알지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비 젖은 꽃잎들
호수에
보라로 설움
우러나도
아는 사람이나
알지
모르는 사람은,
저들끼리는 죽어도 모른다




-'18年 5月 6日
<비 오는 하늘과 숲의 경계를 보다가 크게 들숨을 쉬다. -외로움은 나이 들어 세상 바뀌는 만큼 빠르게 커 가기만 한다- >





                  
『유월의 산책』




유월의 뜨거운 태양볕 아래 하얀꽃이 피었네
미호천변 들판 가득 하얀꽃이 피었네

그 꽃들판 사이로 걷는 길이 나 있네
나는 그 길을 걷네

바람이 꽃들 물결치게 부네
뒤에서 밀기도 앞에서 받치기도 바람이 부네

나도 꽃들처럼 하얗게 물결치네
길 따라 바람 따라 유월 햇볕에 타네




-'18年 6月 2日
<도시를 관통하는 강변의 바람에는 멀리 달리는 차량의 바큇소리도 들어 있고 그 속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발딛임 소리도 들어 있다. 그 소리 다 들으며, 도시를 통과하는 강변 벌판에는 하얗게 꽃이 핀다. -미호천 강변 산책로에서- >





                  
『나는 진상 유권자』




오늘 산에 오르는 입구에서 어느 시의원 후보자가 선거전단지를 돌리는 거예요. 나는 그에게 “이 전단지를 받으면 내가 이걸 산 어딘가에 버려야 할 것 아니냐? 왜 유권자에게 그런 부담을 지우냐? 이런 거 돌리지 마라”고 했어요.

또 지난 번에는 어느 도의원 여성 후보자가 산 입구에서 기다리다가 내려오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잡으려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요즘 같은 시대에도 남의 남자 손 함부로 잡냐? 이거 성추행 아니냐? 제발 이런 추태 보이지 말라”고 했죠.

그야말로 나는, 진상 유권자랍니다.




-'18年 6月 9日
<정치 혐오의 끝판이라 할 수 있겠지>





                  
『유월의 산책+』




바람이 낮잠 자는 시간에 우산을 쓰고
나는 뜨건 태양의 거리를
걷는다
민들레 꽃씨는 날아가 버리고
이파리 늘어뜨린 개망초
가득 핀 유월의 들판을 나는
걷는다

걷다가 가다가
나는
팔랑팔랑 날아 다니는 흰나비랑
외롭디 외로이
날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 본다

햇살이 회초리처럼 몸에 닿는 들판을
나는 풀섶 모퉁이에 서서
글로 쓴다
머뭇머뭇 강물결 빛
자학하는 새소리
가슴에 까치집 짓듯 나는
글로 쓴다

쓰다가 섰다가
나는
보이다 말다 만 강물보라 위
머언 산풍경마다 설은
나 없는 들판에서
삶의 귀퉁이,
쓰는 나를 돌아본다




-'18年 6月 3日에 쓰고 9日에 고치다.
<유월의 볕을 걷는다. 유월의 볕은 여름 못잖게 뜨겁지만, 피 흐르는 내 몸과 뛰는 내 심장의 나만큼이나 정말 혼자다>
<살아서 뛰는 피와 심장, 땅 속에 묻어야 한다니.. 세상이 그러하니.. 섧고 외롭지 아니한가!..>





                  
『이 땅의 남편들에게 고한다』




산을 다니다 보면 때로 어떤 남자는 내게 "왜 아내와 함께 안 오셨어요? 아내와 함께 다니셔야죠!"라고 합니다.
이럴 때 나는 순간 뭐랄까, 형용할 수 없는 죄의식을 느끼게 됩니다.
의아한 듯, 아니면 내가 뭔가 무심한 남자, 아내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인 듯 쳐다보는 그에게 나는 딱히 할 말이 없어 어물쩍하며 그 상황을 넘기고는 왠지 억울한 생각이 들고는 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렇습니다.
그래서 한마디 합니다.

생각해 보건대 이런 상황이 아직도 우리 사회가 남성 우월과 남성 위주의 사회상을 나타내는 아주 사소하지만 엄연히 심각한 대표적 예가 아닌가 합니다.
분명히 나도 한때는 아내와 늘 함께 산이든 놀이든, 시장이든 마켓이든 많이도 다녔습니다.
그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우리 부부 서로의 생각에 문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어느 부부 못지 않게 우리 부부는 함께합니다.

다만 그렇습니다.

나는 아직도 남편은 아내를 어디든 '데리고 다녀야 한다', 남자가 필요로 하고, 나아가 어떤 가정의 모양새, 더군다나 치례상 부부간의 돈독한 모양내기를 위해 남편의 자리에 여성인 아내가 당연히 '함께해야 한다', '동반해야 한다'는 것에 나는 절대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더는 아내의 자리가 남자인 남편의 밑, 보조자로서의 자리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남편이 산을 좋아해 산에 다닌다고 해서 당연히 아내도 산을 좋아해야 하고 같이 산에 다녀야 할 까닭은 전혀 성립하지 않는 것입니다.
물론 나는 산에 가든 여행을 하든 아내에게 언제나 '같이 갈래요?', '같이 갑시다. 참 좋더라구...'하며 권장은 합니다.
그러나 절대로 강요는 하지 않습니다.
아내는 아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고, 따라서 아내의 시간을 뺏으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분명히 아내도 자기만의 인생이 있고 삶이 있고, 따라서 아내도 아내로서의 자기 삶의 패턴이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인 것입니다.

착각일 수도 있지만 아내는 나를 사랑합니다.
나도 못지 않게 사랑합니다.

나의 이러한 생각과 실천의 원천은 진정한 사랑에 있다고 자부합니다. 내 나이 이제 내년이면 육십에 정녕 사랑이란, 가정에서 우위의 가짐을 지키는데에 있는 게 아니라 아내에 대한 존중과, 또한 버림을 통한 존재적 가치를 분명히 깨닫는 것에 있다는 것을, 그것이야 말로 참 지식임을 샘솟듯 자신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있음을, 제대로 알게 되었음에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실천이 사랑인 것입니다.
그것을 앎입니다.

혹여 아직도 화목한 가정은, 그저 함께 하는 것, 그저 대화를 많이 하는 것 등과 같이 단순히 보이는 것에 집착해 뭔가 모습을 드러내려 하는 남자, 남편들이 있다면 이제는 부디 그것을 중단하기 바랍니다.
부탁 드립니다.
아내의 삶에 끼어들지 말기를 바랍니다.
같이 한다는 것, 함께 한다는 것, 징정함이 아니라면 그저 그냥 아내의 삶, 아내의 패턴을 존중만이라도 해 주세요.
참견 말고, 지켜보아만 주세요.

그리고 그대는 그대 혼자서, 그대 좋아하는 것 하세요.
그것이 사랑입니다.

아! 그리고 앞으로는 산에서 나를 만나면 더는 내게 "왜 아내와 함께 안 오셨어요? 아내와 함께 다니셔야죠!"라는 충고 아닌 충고는 하지 말기 바랍니다.
나보고 아내를 '집에다 방치(?)'하는 남자로 보지를 말기 바랍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렇습니다만 이 땅의 남자들이여!
남편들이여! 부디 바뀌시기를 바랍니다.




-'18年 7月 28日
<우리 부부는 일찍부터 '혼자 사는 법'에 대해 서로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여러분께도 '혼자 사는 법', 더군다나 내일모레가 육십인 분들께는 더욱 강력히 추천 드리는 바입니다>





                  
『귀로(Die Ruckkehr)++』




완벽성과 높은 성(城)으로서의 이미지 굴레에서 초라함과 실없음의 내 본래 색(色)으로의 회귀(回歸)에, 나는 꼭 성공하고 싶다.




-'18年 8月 25日
<나는 완벽하게 우연히 이곳에, 그리고 그대는 완벽하게 우연히 그곳에 있었다네. 우리는 죽어 아무것도 기억 못할까 봐 분노처럼 외롭다네. 삶을 당연히 나와 그대가 詩로써 안다는 것은 불멸의 유치함 속을 걸러낸 격정적 죽음만큼이나 낯선 것이 아니라네만. +>





                  
『2018년 가을하늘을 거닐다가』




파아란 하늘 위 한 점 흰구름 돛 낡은 돛단배 같다
네모 가슴
똑바로 산다 산
내 뒤

꼭 닮았다

훠이!
남이야
가을하늘이 맑고 푸르다네만
날 못 보네만

이 계절 휙 지나 나 품어 더 푸를
겨울하늘
올테니
난 안 운다

그런 거지

그런데
아픈 거지
내 삶 새로이 샛
파아란 하늘 거닐며 조각조각 흰구름 발로 젓는다




-'18년 10월 9일
<아직도 인생은 기다림이라지. 그래서 나는 늘 나여야 하겠지.. 아, 근데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진정 푸르른 하늘은 추운 겨울에나 만날 수 있는 거라구..>





                  
『죽은 피로써 살고 싶다』




사랑이 미움 되는 것처럼
삶이 죽음이 된다
사는 사람들을 보면 죽자고 사는 것 아니라면
죽는다 죽는다 하면서 산다
마치 남의 일처럼
꽃 피면 피는 것 같고
물 흐르면 물처럼 나도 흐를 수는 없는가!
열정을 욕망으로 가역하고
행복을 퇴폐로 치환치 못해서
오줌을 입으로 몸에 뿜고
죽어라 거시기를 칼질로 자학하지 않으면
삶이 온통 민숭민숭해서
죽어라 사는 것 같지 않아서!
어차피 삶이 죽음
그들처럼, 꽃처럼 물처럼
미움도 밉다 보면 한순간 사랑이 되고
죽을 것처럼 못 죽어 미쳐 사는 것과 같이
연거푸 산 너머 산
겨울 가고가도 못 끝낼,
끝내는 시릴
게서 맨날 맴돌 삶
한낱 남의 것으로써 나 살 수는 없는 것인가!




-'18年 10月 10日
<죽어도 나는 나를 못 버릴테지. 죽어도 나는 늘 나여야 한다고 하겠지. 그래서 죽을 수 밖에 없는 나!>





                  
『가을 나무』




처음엔 식구가
나가라,

나가라 하더니

언젠가부터는 직장이
나 보고
가라,
가라고만 한다

요즈음엔 출근길 라디오도
죽어라,
제발
죽어라 한다




-'18年 11月 7日
<똑바로 살았는데, 하늘만 보고 살았는데 비 오는 가을아침 낙엽 벗은 내 모습이, 참 묘하다. -늙는다는 건 여전히, 죄인 게 맞다- >





                  
『오늘의 단어』




행복




-'18년 11월 21일
<이제는 다 큰 아이들이 엄마 아빠에 대한 자부심과, 어렸을 적에 남부럽지 않게 다 받고 큰 것 기억하며 늘 감사함 갖고 산다는 걸 알면서, 오늘 아침 나는 참으로 행복!>





                  
『'출근길 풍경화'를 그리는 어느 화가의 아침』




어둠이 잠 덜 깬 겨울아침 출근길에는
차갑게 째려보는 파란 신호등 불빛 밑으로
숨찬 차량들
새빨간 꼬리들 물고
모두 다 북쪽, 북쪽으로만 달려간다

이 시각 어떤 이는
죽어 무덤으로 가는 사람도 있겠고
어떤 이는
멀건 무우국에 희뿌윰한 밥이나 먹었을까!
뭐 어떤 이는 빨갛게 벗고
밤새 쇳소리발 사랑속에, 탐닉됐을 사람도 있을 테지
아! 누군가의 소망
미련일지,
아니 누군가의 한일지, 늙어 가겠지만

이 아침 어느 결에 먼동 틀지 알 수 없는 화가로는
그래도 한가락 뻥 뚫린 신작로 남쪽끝 서서
그 어떤 이들 하나하나
네모난 가슴들
조각 도화지에 모아 모아, 그려 낼 밖에




-'18年 12月 28日
<사오년마다 한 번씩 호되게 돌아눕고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통째로 리셋시켜 주지 않으면 내 몸이 어디 견뎌 낼 수 있을까?! - 잠이 덜 깨었는지 쓴 커피가 매우 자극적이다- >





                  
『맞아?!』




나 좋아하니? 하는 말

탁 때리기
홀딱 벗고 발랑 까 주기
침 칵 되 뱉기

그렇다
나는

누구처럼
옆 빙빙 돌며
언젠간 돌아봐 주겠지

못한다
나는

나 사랑하지? 그런 말




-'18년 12월 28일
<부딪쳐 끝장을 봐야만 직성이 풀리는 나는 언제나 실속이 없다. 그러나 세상의 10% 미만인 나같은 사람이 있어야, 나같은 사람도 있어야 어쨌든 굴러간다고 자부한다>





                  
『쾌락(快樂)』




칼 가는 소리

스슥

내 몸 거시기를
가른다

뼈 속 전율
비명에,
아!

입술 파르르르
떤다



젖는다




-'19년 1월 1일
<2019년 己亥년 꿈 같은 내 새해 아침 소망은 역시 쾌락(快樂), 즉 죽음이다> [註]읽기 도움: '몸'='삶'





                  
『'내나이60'에 서서』




말초(末梢)의 끝으로 터지는 감을 따고자 했습니다
해묵은 자아(自我)의 심통(深痛)이 핏줄을 잡고 끝내 헤진 자존(自尊)의 골무를 덧대고 싶어서 였을 겁니다

올해는 좀더 나아져야 겠습니다

말초의 끝에 불 바람결의 색온도(色溫度)가 푸를지 빨갈지, 아니 내 몸 땅에 적실 보랄지, 그저 따고 말 게 아닌 진정 촉수(觸手)로서!
자아의 심통 갈라 자존의 핏빛 온도, 만져야 겠습니다

올해는 좀더 나아져야 겠습니다




-'19年 1月 2日
<삶은 변화를 필요로 하고, 여전히 우리는 열정을 갈망한다. -내 生의 형이하학(形而下學), 나를 만지다. 約束_68->





                  
『나에게, 그리고 너에게도+』




찾을 자여, 비 오거든
날 찾으라

오!

보려는 자여, 꽃 지거든
날 보라

그리고

잡는 자여, 바람 불거든
날 잡으라

아!

살 자여, 눈 그치거든
날 죽여라




-'19年 1月 5日
<차갑고 쓸쓸하고 달콤했으면 좋겠다. 인생이 천천히 다가오는 뜨거운 숨결, 느리고 고조된 운명, 전율의 높은 피아노 소리, 가슴 쥐어 짜는 외마디, 쓸쓸하고 달콤했으면 좋겠다, 인생이. -라흐의 피협 속을 부유함: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행복은 스스로 나 자신(더 나아가 '자신의 몸')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 [註]읽기 도움: '날'='자기 자신을'





                  
『나는 내 시절이 올 거라고 철떡 같이 믿었습니다』




이제는 열이든
백이든,
당신이 옳지요

내 아이도 그렇더이다

이렇게 말하는
내 몸
마음에 구멍이, 숭숭
숭숭

뚫린답니다

언젠가는
말할 수 있겠지요

내 아버지 살아 계시던
시절에는

세월처럼 진짜 내가
옳았는데,
하나

말 못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내 몸
심장에 퍼렇게 피멍이,
시퍼렇게

들었답니다




-'19年 1月 6日
<'바라바라바라' 당신은 누굴 닮아 똑똑하지요마는 '버버버 버버버' 나는 여전히 노래처럼 바보입니다. 아이구 그러게요, 올해도 틀렸지 뭡니까?.. 아 근데 이건, 이건 정말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앞에 놓고는, 수긍을 하면
다 내려놓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을 수 있고
하나가 될 수 있고

믿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 위해 살면서도 내려놓지들 못하니까
긴 삶 질리고 질리도록
한평생도 아닌
연거푸 살고자 할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는




-'19年 1月 11日
<우선 평온(平穩)이라도 좀 실천하자. 우리는.>





                  
『첫 만남+』




요즘 무슨 프로젝트 하세요? 물어 놓고는

나 잘났습니다,
나 잘났음,
나 잘났다구만 서로 나눴을까요?

님 얘기 내가 기억 못하는지,
애당초 님께서 얘기조차 하지 않으셨는지,

아무튼 님께서 무슨 프로젝트
하신다는 것인지를
지금 나는

모른다, 정말로 크크크다




-'19年 1月 13日
<늙으면 죽어야 함, 여전히 옳다. 죽음이 곧 행복이라는 전제도 걸었으니! 뭐 그래도, 나불거리는 동안만큼은 젊은 듯 했다. 지긋지긋 오래 살겠네!>





                  
『너를 말하다』




꽃은 피어 있어야 한다
꽃이어야 한다

꽃이 피기 위하여
바람에 떨어져 버렸다면,

더군다나 꽃이 먹고 살기 위해서
눈비에 찢겨졌다면

더는 꽃 아니다
그러고도 꽃이라 우기면,

웃는다면,
나 같은 뭇 흙과 물이다




-'19年 1月 23日
<삶과 목숨에 타협하면서는 누구든 뭐라도 할 수 있지. 나처럼 누구든 다 죽자고 사는 것이지>





                  
『지리산行』




이번주 일요일 새벽 다섯 시
거기서,
우리 만나

아침은 휴게소 가다가 먹자
점심 먹을 거만 싸면,


물과 아이젠,
아!, 옷 단단히 입고
모자는 귀 덮이게 깊게 쓰고




-'19年 1月 24日
<세상이 뭐랄까, 질컥질컥하잖아. 손에 쏟은 정액처럼!>





                  
『신기하고 뿌듯한 사건』




돈 벌어 3 년후에 집 사서 결혼하겠다던 아들에게서 갑작스레 혼례 얘기가 터져 나왔다. 보아하니 딸 가진 부모는 다 같을 것인데 내 아들 생각, 내 아들 하자는 대로 두었다가는 옳지 않은 게 분명 맞다 싶어서 내가 넌지시 아들 여친네 가족 얘기를 살펴본 거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 여친네 부모는 물론 아들의 여친도, 심지어 내 아들조차도 빨리 결혼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확인 됐다.

그렇다면 어쩌겠는가?! 서둘러야지.

아내는 한 수를 더 뜬다.

결혼을 앞두었다고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얼굴 보고 싶다며 불러서 얘야 얘야 밥 같이 먹자는 절대 안할 거다, 혼수는 피차 없다, 딱 결혼반지 하나만 하자, 결혼 후에도 제사다 명절이다 주말이다 뭐다하며 시집에 드나들어야 할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를 아들을 통해 미리 깨끗이, 분명히 선포를 했다.

어쨌든 이렇게 해서 아들은 올해 11월에 결혼식 갖기로 했고, 나와 아내는 구체 일자 웨딩홀 예약 상황에 따라 너희들끼리 아무 날이든 잡아라, 이렇게 했다. 상견례도 거창하게 체면 차릴 것 없이 사돈될 댁 나이 어린 식구가 좀 많은가! 그러니 아이들 좋아 할 짜장면이나 먹으며 편한 곳에서 만나자 했다.

아내는, 무슨 욕심이 더 있을 수 있겠는가! 한다.

아들 여친이 내 아들을 그야말로 진정 사랑하고 더없이 좋아하니 그 이유 하나로 무조건 예쁘고 좋지, 한다. 더군다나 똑똑하고 착하기까지 한데 놓쳐서는 안되잖아?! 한다.

아! 물론 나는 그런 아내의 생각, 결정, 행동에 무조건 대찬성이다.

그렇다. 얼떨결에 딸 시집 보내고 걱정 많이 했지만 행복하게 잘 살고 있고, 어디 요즘 같이 힘든 세상에 장가나 제대로 갈 수 있을까 능력 걱정했던 아들에게서 결혼 얘기가 나오니 참으로 신기하고 뿌듯하다. 마치 내가 장가 가던 때 날 잡아 놓고 시간이 안 가는 것 같은, 그런 기분이랄까?!




-'19년 1월 24일
<집 사서 결혼하겠다던 아이들 내가 들쑤셔 일을 냈으니 나는 작지만 애들 살 집 하나 사 줘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난 밑지는 장사를 한다. - 아, 근데 내가 절대 밑진 건 아니다. 우리 아이들, 딸이든 아들이든 크면서 내게 돈 쓸 일 뒤집어 씌운 적 없고, 한 번도 속 안 썪히고 다 저희들 갈 길 착착착 가 주지 않는가! 오히려 나는 엄청난 횡재를 거둔 거다. 감사해야 하는 거다.- >





                  
『곧 새벽이 오겠지만 아직은 깜깜한 밤 적시고 있는 겨울비를 보면서』




겨울이 답답했던 모양입니다
보다 못했는지 겨울이,
겨우내 눈 한 번 퍼붓지 못한 겨울이
눈물 쏟듯 결국, 비를 뿌리고 있습니다

아직 새벽 모르는 까만 시림이
밤새 어둠속에서
가로등 불빛만 붙잡고 삶을
뇌까리는 밤
나는 깜짝 놀라 잠자다 말고 빨가벗은 채
창가로 달려
뜨거운 몸뚱이
빗물 젖은 유리창에 대어 줍니다
미더운 겨울이
미어진 가슴, 내 거시기로
간장으로 뼛속으로
심장을 통해, 고스란히 배어 듭니다

온 세상 눈꽃 한 번 못 피우고
독야청청 기나긴 밤
칼바람에 꽁꽁 얼려 뼛속 시려라 끝내 못한
이 겨울 속터짐을, 나는 다 이해합니다




-'19年 2月 3日
<답답한 게 유독 겨울 뿐이겠는가. 세상 꼬라지나 내 인생 꼬락서니나, 속 터지는 건 매한가지다>





                  
『그냥+』




철 되면 꽃은,

피면 꽃이고
아니 피면 꽃 아닐 뿐 꽃은
그냥
피잖아

그러니까, 벗어
이유 대지 말고 토 달지 말고
배꼽 밑의 때조차
아름답도록
그냥
벗어

근데 그게 하늘에 팔 벌려
겨드랑이 속 깊이
찬바람 들면
그냥
순풍 부네
하면 될 거구,

대지 위에 퍼질러서
사타구니 흙 섞여 살 녘에는
죽어서도
그냥
삶이요,
그럼 되는 거거든




-'19年 2月 4日
<꽃은 꽃이고 흙은 그냥 흙일 뿐>





                  
『그냥++』




생의 목적, 대통령 같은 소리 마
그것만 끝내면 될 듯 싶어 늘 그러겠지만
그것조차
그것이, 그토록 힘든데
고통스러운데,
죽어라 죽자 하고 살아도 끝내 죽어야 끝나는 인생들아
제발! 그 놈의 목적 소리는 그만하자
정치꾼들마냥 이유 대고
변명 달지 말고,
그냥 좀 살자

아, 목적이 어딨어?
끝이 뭐야?
그저 당장 죽지는 못하니까
요것만 하고
좀 쉬자, 요거잖아
그런데 그 놈의 요것이 글쎄 언제야 끝날지 모르는 거고
요것조차 그야말로 모르는 거고
요건데!
아, 제발 그냥 좀 쉬자
참 딱하고 불쌍하고 민망하다, 우리가




-'19年 2月 5日
<꽃은 꽃이고 흙은 흙일 뿐 결코 죽어서 아니고는 섞일 수 없다. 글쎄, 그러나 죽자 소리는 못하겠고 그저 그냥, 좀 쉬자 소리는 해본다. -설날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





                  
『육 십에 사는 법』




육 십의 나이에는
죽는 게 더 쉬운지, 아니면
인정하는 게 더 쉬운지를 가려서
죽는 게 더 쉽지 않다면
그저 인정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자식 말도
아내의 생각도
직장 아랫사람의 행동도
그게 나이 적은 사람의 것이라면
인정할 줄을 알아야 합니다

비교적 지금까지는 잘 해 왔습니다
노력하고 있습니다
육 십 나이에서 가장 깊게 새겨
배울 점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나 지키기가 힘들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게 어려운데
그래서 가끔씩 터지는 게,
그게 문젭니다
아마 육십 너댓 되면 더 잘 하겠죠?
많이 노력해야 되겠죠?




-'19年 2月 6日
<삶이란 나 이외의 것을 인정해 내는 일이다. 나이가 더 들면서 더욱더 힘들어지지만 결국은 해내야 한다. 그래야 산다>





                  
『팬티 속을 말함』




먹고 사는 일
그리고 인간임을 자부하는 일과,
그 사이
또는 그 가장 위
아니면 맨 밑바닥
나 놓인, 그 언저리 어딘가에서
경멸
치욕
증오
오한과,
내 몸의 모든 뼈와 살이 철저히 분리되어 제각각 떨고 있는
아!
궁핍과,
그리고 채움에의 갈망!




-'19年 2月 7日
<말했고, 물었으니 듣고자 함. 너는 무엇이고 나는 무엇인지>





                  
『가짜 맞습니다』




당신을 보면
내 몸 벌겋게 달아올라서
발기도 되기 전에
정액 질질 흘러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걸 보니,
당신은
가짜입니다

피빛에 색온도 없는,
가짜입니다




-'19年 2月 7日
<당신은, 천재일지는 모르나 통속의 통념을 베낀 가짜가 맞습니다>





                  
『가짜 맞습니다+』




당신을 보면
내 몸 파르르르 떨다가
뼈마디는 뼈마디대로, 살붙이는 살붙이대로 제각각
쩌어기 사시나무 꼭대기
밤공기처럼 울고 다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걸 보니,
당신은
가짜입니다

혼신에 정처도 없는,
가짜입니다




-'19年 2月 8日
<당신은 모릅니다. 그거, 배워서 아는 게 아닙니다>





                  
『가짜 맞습니다』




당신을 보면
내 몸 벌겋게 달아올라서
발기도 되기 전에
정액 질질 흘러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 걸 보니,
당신은
가짜입니다

피빛에 색온도 없는,
가짜입니다




-'19年 2月 7日
<당신은, 천재일지는 모르나 통속의 통념을 베낀 가짜가 맞습니다>





                  
『겨울아 가라, 이건 아니다』




춥지 않을 거면,
자격 없으니
가라

꽃이 펴야 할지, 폈다가는 괜히 죽을지
헷갈린다

겨울아, 이러는 거 아니다
추울 까닭 없으면
가라
일찌감치 접고
가라


아니!?
겨울엔 눈 쏟고
처마에 고드름 열려서
손 호호 불며

오들오들 움츠리게 했어야, 겨울 너는
그랬어야, 되는 거

아닌가? 내 꽃!
열기 없다면 또 몰라
아냐,
꽃눈 또렷
이건 아니다




-'19年 2月 13日
<삶은 이해, 용서, 타협... 필요하지만 때로는 나 생긴 것처럼 부딪치며 사는 것도 틀리진 않다고 보는데, 이 나이에 참 힘드네..^^>





                  
『오늘처럼 시원하고 편안하자』




살갗에 물 바르고 대청마루에 벌렁 누워 있었을 때처럼 시원하자

언젠가 장성 겨울 눈 속 어느 시골마을 어귀 샘터 옆 커피숍 벽난로 앞에서 꾸벅꾸벅 졸며 멍때리던 때처럼 편안하자

죽지 않는다

삶이 그렇게, 인생이 그렇게 소설처럼 지은 대로 흘러가며 사람 죽이지 않는다

오늘처럼 맑은 눈에 환한 미소 지으며 시원하자

오늘처럼 내 가슴 깊은 곳까지 뜨거운 손 포개고 포개고 덮어 더없이 편안하자




-'19年 2月 13日
<오늘은 모처럼 옛직장 젊은 후배를 만날 계획이다. 그도 삶이 녹록치 않다고 들었다. 내가 손을 좀 만져 줘야 겠다. 내가 좀 웃겨 줘야 겠다>





                  
『재혼의 삶이 분노의 삶이 됐다는 어느 중년에게 주는 글』




굿모닝~~^^
어때요? 좀 생각 정리가 되나요?

분노 이전에, 나부터 생각해 보고 상대방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고 진정 내 가슴이 말하는 게 뭔지도 살펴보고요. 삶이란 원래 고난의 행군이라 하잖아요? 그러니 진정한 행복은 나의 희생을 어떻게 승화해 내느냐 하는, 결국 나 자신의 '생각'에 달렸지 않을까요? ^^

주말이군요.

부디 '원죄'에 대한 용서와 이해를 상쇄시킬 수 있도록 내가 더 노력하고 희생하는 삶 갖기를 바래요. 그 가운데에서 진정한 '사랑'과 '행복'의 진국을 닳여 낼 수 있기를요.

화이팅~~!! 힘내요~~^^

지금은 지금까지 살아온 날과 앞으로 살아갈 날의 중간지점에 와 있잖아요. 성급해서, 오판해서 지난 날을 자꾸 이물로 점철해서도 안되고 또한 남은 날들에게 같은 상황을 되풀이 해 줘도 안되지요.

천천히 가세요. '노력'과 '희생', 그게 그저 내가 인내하고 버틴다하는 것만이 되지 않도록, 부디 내가 행복해서 내 삶을 간다하는 게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삶이 너무 무거워, 버거워 한순간 무너지는 일 생기면 안되잖아요.

그러니 너무 집착도 마세요. 어차피 아내는 아내의 삶, 자식도 자식의 자기 삶이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삶을 자기 주도로 사는 겁니다. 기왕에 가족이고, 그러하기에 배려하고 위해 주어야 하지만 내 삶도 있는 거지요. 그래서 너무 집착하지 말고 그저 양심과 진심으로 살아 주세요. 그리고 보다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가슴에 자기만의 소소한 영역, 자기 자신만의 깊은 영역, 자기만의 작은 세상을,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세요. 결국 인간은 누군가와 상관없이 끝내 외로운 존재니까요.

아무튼 주말, 행복하게! 시원하게! 편안하게요~~^^




-'19年 2月 15日
<어떤 삶에서도 정답은 없다. 다만 그대는 나만큼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만 님께서는 나만큼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교제는 어때요?』




그 동안은 일과 예술
얘기했죠
본론, 더 나아가 결말은 두고 봐요
이제부터는
사랑과 섹스, 이런 얘기
어때요?

그 동안은 성취와 천부
나눴죠
죽을지, 아니면 살지는 지켜봐요
이제부터는
꽃과 떨림, 이걸 나눠요
어때요?




-'19年 2月 18日
<우리, 이런 친구(親舊)해요. -지성(知性)과 열정(熱情), 자학(自虐)과 번민(煩悶), 자만(自慢)과 오한(惡寒)의 사이에서- > [註: 보다 예민(銳敏)한 감각(感覺)]





                  
『비 오는 아침에 집을 나서며』




뭔가 목표를 갖고 이루고자 함 있을 때에는 이건 이래서 안되고 저건 저래서 안된다며 오직 합리적 판단만을 갖고 매사를 젖혀 놓고 나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남지 않습니다. 다소 무리라 여겨지더라도 그 목표를 위해 때로는 내게 돌아올 피해를 감수하며 그것을 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남을 돕는 일도 그렇습니다. 그게 남을 돕는 옳바른 양식입니다.




-'19年 2月 19日
<남을 돕는 일이, 그래서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따뜻하자』




이것 저것 따지려 든다면 살지 말아야 한다. 다만 누군가가 나를 도와 주는 일이 있다면 뼛속으로 기뻐하고 식지 않을 피로써 죽을 때까지 기억할 것이다.

오늘은 어느 지역에는 눈이 온다고 하고 내가 사는 곳에는 비가 온다. 아니 오는 곳도 있겠다.

눈이 오는 것이나 눈 대신 비가 내리는 것은 내가 선택해서 될 일 아니다. 그러나 어느 것이든 눈은 눈대로 좋고 비는 비대로 좋다. 이 빗속에서, 이 눈 속에서 가슴과 그 가운데 이어진 동맥에 누군가의 도움이라는 뜨거운 손길이 미쳐진다면 어쩌면 덧없을 통속을 걷는 내 발걸음일지라도 태양처럼 붉은 기쁨이 함께해 줄 것이다.




-'19年 2月 19日
<살면서 때로는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할 때가 있다. 나로서는 내 몸의 가장 한 쪽 끝 가장자리에 앉아 잔뜩 도사리고 있을 때이다>





                  
『여전히 겨울밤은 힘듭니다』




번민을 피부병처럼 달고 삽니다
긁고 또 긁어 피가 나도록 긁어도 가려움은 그치지 않습니다

산천을 친구하여 무당 넋두리를 늘여도
온몸 떠는 자학으로 꽃의 계절, 온 사방 떠들썩거려도
긁는 곳 피 나서 딱정이만 늘 뿐
가려움은
가시지 않습니다

내 생에 해 뜨고 노을지기가 얼마나 되풀이 되었으며
오늘같은 보름달은 또 몇 번이나 떴다 졌는지도
모르겠는데
그 수없이 많은 날 동안
나는 아무 말 못하고 살아만 왔습니다

다리라도 부러졌으면 퍼질러 눕기라도 했겠지요
암이라도 됐으면 호언을 떨었겠죠
겨우 꽃에 이는 바람, 시간 가면 잦기를
산천 따라 흐르다가 맑은 물 속 가라앉는 묵은 낙엽으로
스러지기를 못해,

밤도 깊고
계절은 멈춰져 질투처럼 번민의 명, 긁고 긁고 긁어도
대답 없으니
사막처럼,
메아리도 없으니

매일 아침 잠에서 깨어나고 온몸 손톱자국, 선혈이 낭자하고
아아!차마 나는 못 보겠습니다




-'19年 2月 20日
<어차피 번민의 끝도 죽음이겠죠. 그러니 하루 빨리 이 번민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註: 호언(豪言)]





                  
『생각이 맑은 날을 위하여』




생각이 맑은 날에는
몸에

하나 찍힌다

그렇게
멈추면 된다


생각이 맑은 날에는
삶의

소리 멈춘다

이렇게
죽으면 된다




-'19年 2月 22日
<생각이 맑은 날, 생각이 멈춘 날, 이런 편안함이여!, 이런 행복이여!, 이런 죽음이여!..>





                  
『다들 그래』




꽃피는 계절 되면 그런 난리법석도 없었어
꽃도,
사람도
죽자고 뭘 펴 댄댔었지
늘 그랬지

그러다 여름 되면 덥다며 훌훌 벗고
겨울이 되면
춥다고
다들 들어 앉아 버렸었어
그랬어

삶 그렇듯
시간은 가고,
봄 오니
그렇다면 나도
그래야 겠지, 그래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




-'19年 3月 26日
<꽃 핀다는 소식 들려 오는 계절에 -충북문화관 '문화의 집' 밴치에 앉아- >





                  
『서울 나들이』




서울에 가면 언제나 풋풋한 내 가슴에서는
시원시원한 부침개를 부친다
김치부침개
파부침개
녹두부침개

바삭바삭한 가슴
복작복작 내 가슴에
명연이 부르고 의영이 부르고
성희 불러서
시시콜콜한 부침개
부친다
부뚜막에
다리 붙이고
다 같이 둘러앉아
다음 부침개 다 익어 나오기도 전에
왁자지껄 나누어 먹는,

내 가슴에서 부치는 부침개
청춘의 추억
김치처럼 새콤새콤한 사각사각거림이 익고
대파의 달캉시원함이 익고
녹두같이 부드러운 향이 익는다




-'19年 3月 27日
<꽃 핀다는 소식 들려 오는 계절, 서울 갔다가 청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안녕』




당신 못 본지는
꽤 됐습니다

그러나
다만

이사를 갔으면
갔다는

혹시 죽었으면
죽었다,

소식만은
꼭 알려 주세요




-'19年 3月 29日
<미세먼지 많던 며칠이 지나고 꽃샘 바람이 불더니 오늘은 하늘이 내 삶의 그리움만큼이나 파랗다. -청주 충북중앙도서관에서- >






                  
『새싹』




당신은 이 봄 빨가벗고
싸라기 봄볕, 속
걸어 봤는지요

몸이 벚꽃 되고
환희가 되고,
눈물이 되는 세상을
몸소 보았는지요

적어도 당신
나무들만큼, 삶
보고 싶다면
들향기 포릇포릇

이 봄에는 나랑
빨가벗고,
햇볕 속 걸어 보아요




-'19年 4月 4日
<꿈꾸는 계절은 지났어요. 부끄러움을 벗고 오직 푸르를 일만 남았죠. 내 손 잡아 주세요>






                  
『목련꽃에게』




봄볕에 뽀오얀 당신의 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크고 도톰한
당신의 눈꺼플이
가만히 깜빡거린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아플까마는,

그 눈꺼플 속
당신의 눈망울이
날 향한 것 아님도 알지요
그렇다고 일부러 날
외면함, 아니고
싫어서 안 보는 것 또한 아님을
나는 알지요

그저 당신이 파란 하늘로
얼굴 새긴
내 이름 세 글자
끝내 다 머금지 못해
그래서
그런다는 걸
너무도 난, 잘 알고 있지요




-'19年 4月 16日
<어디 세월이 나를 잊겠는가. 다만 삶이 나를 모르는 것일 뿐이지>






                  
『봄볕 속을 천천히 걷다가』




당신이 나 대신 웃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에 날리는 꽃잎을 잡으며
벌처럼 바람을 타고,

당신이 나 대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키 큰 나무 잎새의 이슬처럼
청초한 숲의 새소리처럼,

당신이 나 대신 사랑 받으면 좋겠습니다

녹음 물드는 대지의 향에 젖어서
봄볕 물살을 가르며,

당신이 나 대신 향유했으면 좋겠습니다

온갖 삶의 향미를 맡으며
꿈의 세계 누리고,

당신이 나 대신 죽어 줬으면 좋겠습니다




-'19年 4月 16日
<봄볕 속을 걷다가, 빨간 신호등 밑에 서서 당신을 그려 봅니다. 그러나 더는 당신을 그리워하지 않겠습니다>






                  
『봄갈이』




복숭아꽃을 심었습니다
대추나무꽃
감나무꽃,
자두에 호두꽃까지 심었습니다
여기다가.

이제 봄볕 좋은 날에
여기다가
저 꽃나무들 밑에,
무슨 꽃을 더 심을까요

고구마꽃
상추꽃
잘하면 두렁을 갈라,
무우에 배추꽃을 심어야 할까요
여기다가.




-'19年 4月 16日
<詩가 쏟아지는 날에는 나의 당신 사랑을 믿습니다>






                  
『클라이밍장 윈도우에 서서 밖을 내다보다』




모든 일이 잘되고 있어
봄 되었고
꽃이 피고 졌고
대지의 푸르름 쑥, 자라나고 있어

모든 일이 잘되고 있어
거리에 차 다니고
저마다 어딘가, 오고 가는 사람들
삶은 돌아가

모든 일이 잘되고 있어
귓가에 노래 흐르고
고음의 멜로디는 참말로 감미로워,
나 역시 오늘 살아




-'19年 4月 24日
<이 계절에 비가 온다는 것은 이제부터는 더욱더 따뜻해질 거라는 것이고, 심지어 더워질 거라는 뜻이야>






                  
『어제로 돌아간대도 나』




꽃으로 시작하고 싶다
빨강 옷 입고
오늘처럼 비 오는 날
폭 널널이 팔랑팔랑 가벼운 바지 속 시원한 공기
온 세상 휘돌아다니게,
휘파람 소리
눈 찡끗
나 두고도
사람들 신나 떠드는 발칵 모두
담아
땅에 물 질펀히
하늘에서 찬양의 참 푸른 빛 울려 퍼짐을
바라보면서
더없이
오늘 같이 비 오는 날
오롯한 삶아
우산 속 검은 얼굴 두 눈빛 반짝반짝 겁나게, 오!
내가 나
어제로 간대도
정말
꽃으로 시작하고 싶다




-'19年 4月 29日
<봄비 내리는 거리의 꽃과 나무와 바람과 돌처럼 해석 어렵지만, 나의 당신 사랑을 나는 믿습니다>






                  
『백수가 되면 보이는 것들』




우리 아파트 같은 줄에는
현직 국회의원의 동생 부부도 살고
청주에서 제일 잘나가는 신경정신과 의사 부부도 살아요
라일락 꽃향과 함께
스피츠 강아지도 함께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나면 너무도 서로 인사를 잘해 웃음꽃이 활짝 펴요

우리 아파트 같은 줄에는
아파트 휘트니스 헬스장 관장 부부도 살고
대전과 제천에서 각자 회사 다닌다는 주말부부도 살아요
맑은 눈망울과 함께
다정스런 안부의 말들도 함께
동네슈퍼에서 만나면 너무도 자주 인사를 잘해 사랑이 철철 넘쳐요

우리 아파트 같은 줄에는
초등학교 아이 둘씩 있는 젊은 부부도 살고
겨우 돐 지난 손자 유모차 끌고 공원 산책 다니는 노부부도 살아요
피아노 소리와 함께
콩탁콩탁 발자국 소리도 함께
놀이터 밴치에서 만나면 너무도 서로 인사를 잘해 속이 다 맑아져요

우리 아파트 같은 줄에는
청주지방법원 무대에서 꽤 잘나간다는 변호사 부부도 살고
충북대 미술대 옷 잘 입은 교수 부부도 살아요
무심천 꽃소식과 함께
상당산성 바람소식도 함께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만나면 너무도 자주 인사를 잘해 행복해져요




-'19年 5月 1日
<서로 낮추고 자주 치켜세워 주고 서로 격려해 주고 자주 북돋아 주는 사회, 여전히 우리 사회는 푸르다>






                  
『페미니즘』




젊은 여성과 남성인 나와 단 둘이 엘리베이터를 타게 됐을 때에는 잠재적 성범죄자로서의 남성인 나와 한 공간에서 엘리베이터를 함께 타는 일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일부러 젊은 여성이 괜한 딴짓을 하다 엘리베이터를 놓쳐서 못 타게 되는 뻔히 눈에 띌 웃지 못할 행동을 하더라도 남성인 나는 그 젊은 여성에게 어쨌든 기분 나쁜 마음을 갖어서는 안된다는 것, 그래야만 된다는 것.
트렌드니까.
만약 그 젊은 여성이 잠재적 성범죄자로서의 남성인 나와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더라도 그 여성은 잔뜩 경계의 눈빛과 움츠린 자세로 엘리베이터 귀퉁이에 바짝 붙어 서서 타고 갔을 것을 나는 늘 봐 알기에.
이 세상 트렌드니까.

젊은 여성과 남성인 나와 단 둘이 작은 실내 클라이밍장에서 운동을 하게 됐을 때에는 잠재적 성범죄자로서의 남성인 나와 끝까지 한 공간에서 숨소리를 섞지 않기 위해 남성인 내가 빨리 사라져 주기를 기다리며 한사코 창밖만을 내다보며 기다리고 있는 그 젊은 여성을 의식해 남성인 나는 하던 운동을 서둘러 마치고 클라이밍장에서 나와 주어야 한다는 것, 그래야만 된다는 것.
트렌드니까.
만약 잠재적 성범죄자로서의 남성인 내가 눈치없게도 자리를 피해 주지 않는다면 날씬한 몸매를 가꾸려던 그 젊은 여성은 기다리다 지쳐 클라이밍을 못하고 가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을 늘 봐 알기에.
이 세상 트렌드니까.




-'19年 5月 18日
<딸 아들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사위와 며느리에 손자까지 본 나도 아무튼 남자니까. 남자는 다 성범죄자라고 가르치니까. 그렇게 몰아 가니까. -오늘은 아침부터 비 오고 바람이 세게 분다. 집에서 쉬는 게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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